워싱턴주 타코마지역에는 미래가 보장된 서울대를 뒤로하고 주님을 따라 목회에만 온 삶을 바쳐 사역하고 있는 목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타코마연합장로교회 나균용 목사다.

나 목사는 원래 불교집안, 그것도 무당을 만능 해결사로 여기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나 목사가 교회를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다. 당시 한참 공부 해야할 시기에 다리에 극심한 신경통이 생겼고 양방과 한방을 두루 돌며 약을 지어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나질 않았다. 결국 가족들이 나 목사를 데리고 찾아간 곳은 영험하다는 무당집이었다. 무당은 자기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라며 자신의 선생이란 사람을 소개시켜 주었고 가족들은 학생이었던 나 목사를 공주까지 보내 병을 고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병을 고치려면 돈을 더 많이 가져와야 한다는 말로 나 목사를 서울로 돌려세웠다.

"집 근처에 당시 한경직 목사님 처제인 김정희 집사가 동네 성도들을 모아 예배를 드렸는데 많은 이들이 병고침을 받았었습니다."

나 목사는 무당도 병을 고치고 교회도 병을 고친다면 교회도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그 날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나 목사였지만 교회에서 들려주는 말씀과 찬송은 학생이었던 나 목사를 붙잡았고 교회에 다닌지 일 주일만에 새벽예배부터 모든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빠지지 않고 드리는 새벽예배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당시 새벽기도를 인도했던 장로님은 설교보다는 한 주제를 가지고 한 시간동안 성경을 찾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집에 돌아와 노트까지 정리하며 성경을 보았습니다."

나 목사는 신앙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옆에 있는 권사님보다 성경을 빨리 찾기 위해 성경도 많이 보았다고 한다. 교회 출석 후 신경통도 모두 낫게 되었다. 갑자스런 신경통이 가족들에게는 큰 소동이었지만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 목사를 부르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나 목사는 이후 서울대학교 문리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국가재건은 큰 과제였고 경제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사회적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 목사는 예수님을 믿고나니 학교 공부에는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수업이 없는 시간만 나면 빈 강의실을 찾아 성경을 알아가는 것에 푹 빠졌다.

결국 나 목사는 군 제대 후 신학대학으로 진로를 바꾸게 된다. 집안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예비고사를 치르고 신학대학 합격증까지 받아놓았다. 당시 어머니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반대는 거셌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울대가 어떤 대학인데 이것을 포기하고 고생이 보장된 신학대에 간다는 것이냐고 만류를 거듭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정한 그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이가 뭐라고 해도 목회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나 균용 목사는 서울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본국에서 천문교회 담임. KPC 회장, 훼이스신학대학 교수, 타코마교협 회장, 퍼시픽 유니온 신학대 교수 등을 역임하고 지금까지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반대가 극심했던 어머니도 현재 권사님으로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기고 있다.

타코마연합장로교회에서의 목회가 23년이다. 목회할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인가?

▲타코마연합장로교회 나균용 목사ⓒ김브라이언 기자
목회는 관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관계성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님과 목사와의 관계, 목사와 성도와의 관계, 목사 상호간의 관계입니다. 어떤 목회자는 신자와의 관계가 제일 중요한 듯 목회하고, 어떤 목회자는 하나님과의 관계만을 신경쓰기도 합니다. 또 목사들과의 관계는 신경을 쓰지 않고 독자적으로 목회하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목회자가 본교회 성도들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어렵고, 사람의 귀에 듣기 좋은 소리로 비위 맞추는 목회를 하게 됩니다. 성도들도 지도자를 잘 따르고 즐겁게 부흥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실패입니다.

성도들에게 사랑을 주는 목자가 되야 하지만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맺고 가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성경을 묵상하다 보면 정체된 것 같고, 목회에 실패한 것 같지만 오랫동안 지켜볼 때 그런 목회가 성공한 목회입니다. 목사가 하나님과 성도와의 사랑을 가로 막으면 안됩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이 최고가 되기 보다는 우리 주님이 최고가 되는 목회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의 중심에는 항상 하나님이 계시고 말씀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 동안의 목회를 돌아봤을 때 목사가 하나님을 붙들고 중심을 잘 잡고 있을 때 교회가 평안하고 성도들이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이민목회를 하면서 깨달은 미주 한인 교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는 매우 큰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복음을 전해준 영국과 미국 같은 나라는 계속적으로 교회가 쇠퇴하고 있습니다. 미주 한인 교회는 미국의 신앙을 회복시키고 세계선교의 일꾼을 발굴해 내야합니다. 미국은 목회자가 계속 줄고 신학을 하려는 사람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 사람이 미국을 살려야 합니다. 우리의 2세들이 미국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자란 1.5세나 2세들은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교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현대 교회가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교회의 문제는 무엇인가?

교회의 회복과 부흥은 하나님과 성경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교회는 타락하게 되어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두려워 해야 분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부터 타락하고 있습니다. 또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피 값으로 얻은 구원을 너무나 싸구려고 주고 있습니다. 구원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구원파와 같은 이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거룩과 절제가 필요없는 구원은 성도들을 교회에서 더 멀리 떠나게 했습니다. 교회는 제대로 된 성경교육과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타코마연합장로교회는 1977년 7월 7일 7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옥민권 목사의 부친 옥병호 목사가 초대 목사를 역임했고 이어 옥민권 목사가 목회의 뒤를 이었다. 이후 전승복 목사가 3대 목사로 목회하였고 나균용 목사가 1986년 4대 목사로 부임해서 오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