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둘째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 것 같은데 벌써 3개월이 다 되간다. 덕분에 입덧도 굉장히 심하게 하고 있는데 내가 속이 냉한 체질이라 그런지 입덧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오랫동안 하는것 같다. 선인이를 임신했을 때는 정말 열달 내내 입덧을 했는데 하루에 5번도 더 토해내고 하여튼 아기를 낳으러 가는 날까지 토하면서 병원에 들어갔던것 같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기다린 아이여서 그렇게 심하게 입덧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즐겁게 생활했던 것만은 사실이지만 무척이나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후로 약 3년동안 둘째 아이를 기다리면서 기도했고 지금 새생명을 얻게 된 기쁨을 누리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먹은것도 없는데 속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내고 난 뒤에 거꾸로 올라온 신물이 목구멍에서부터 위까지 퍼져있어 물을 한 5컵을 마셔도 그 신물이 없어지지 않는 이 고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오늘도 금요예배를 마치고 신나게(?) 토해낸 뒤에 너무 힘든 나머지 내 입에서 이런말이 나왔다. “에구, 내가 미련하게 잊고 살았었지. 선인이때 얼마나 입덧이 힘이 들었는지를 잊어버렸으니까 다시 새생명을 달라는 기도를 했었지.. 쯧쯧”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게 힘들게 입덧을 했고 또한 아기를 낳을 때 큰 파도처럼 밀려들었던 그 고통을 평생 잊지 않고 너무나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면? 오 마이 갓! 그것은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너무나 큰 형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잊어버리게 하는 큰 선물을 주신게 아닐까? 만약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어떤 아픔을 주고 상처를 주었던 사람의 이름과 그때에 했던 모든 행동들이 내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아 나를 평생동안 괴롭히고 있다면? 또한 하나님께 죄를 지었던 모든 것들과 사람들 앞에서의 실수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생각난다면 우리는 과연 즐겁고 기쁘게 살 수 있을까? 때때로 나는 나의 주변에서 오래전에 가족에게, 친척에게 혹은 교인에게 당했던 상처들을 잊지 않고 자꾸만 그때를 반복하여 생각하고 기억하여 실제로 자신 스스로 고통스러워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보아왔다. 너무나 억울한 것은 이렇게 우리 스스로는 잊지 않아 아파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게 아픔을 주었던 그 사람은 기억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잊어버리도록 해주신 이 선물을 잘 누릴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믿음의 사람이라면 그냥 잊어버리는것보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용서해주는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