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없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인종교성향조사(ARIS) 결과에 따르면 2008년 미국에서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전체 국민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과 2001년 같은 조사에서 종교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8.2%, 14.2%였던 것에 비해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종교가 없다는 사람들은 미국의 모든 주에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무종교인 비율이 증가해 가장 ‘비종교적인’ 주들은 버몬트 주(21%), 뉴햄프셔 주(20%), 델라웨어 주(16%), 매사추세츠 주(14%)의 순서였다.

일상생활에서 종교가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어 전체 부부의 30%가 종교적 결혼 의식을 치르지 않았으며 27%의 국민은 종교적 장례 의식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의 최대 종교인 기독교가 종교라고 답한 사람도 2008년에는 76%로, 1990년의 86%, 2001년의 77%보다 줄었다.

원인으로는 특히 감리교, 루터교, 장로교, 성공회 등을 포함한 주류 교단의 교인 수 감소가 지적됐다. 미국 최대 교단인 침례교 역시 2001년까지 교인 수가 2백만에 달할 정도로 증가해 왔으나 이후 꾸준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조사는 또한 최근 미국에서의 기독교 트렌드로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교인 수의 증가를 꼽았다. ‘메가처치’로 불리는 대형교회 성장과도 관련 있는 이들 그룹은 1990년 0.1%에 불과했지만, 2001년 1.1%로 급격하게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는 무려 3.5%가 됐다.

주류 교단에서 복음주의로의 이동도 트렌드화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주류 교단에 속한 교인들 중 38.6%가 스스로를 복음주의 교인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마크 실크 연구원은 이에 대해 “마치 미국 개신교에 주류 교단 대 복음주의라는 이분화된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복음주의는 이제 미국에서 비가톨릭 기독교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 소재 트리니티 대학에서 작년 2월부터 11월 사이 54,46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