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주민들이 금년은 작년 겨울보다 덜 춥다고 말하듯 그 동안 이곳을 다니던 중 가장 온화한 날씨인 듯합니다. 물론 아직도 꽤 추운 곳이며 밖에는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춥고 먼 목단강 시까지 다녀왔습니다. 낮에는 섭씨 0도까지 올라갔으나 밤에는 섭씨 영하 9도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중국 사람들에 대하여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중국인들은 과거에 어린아이들의 목에 ‘쥐의 꼬리뼈’를 실에 매어 목에 걸어주었다고 합니다. 쥐는 바깥에서 무엇이든 집으로 가지고 오지, 결코 집의 것을 가지고 나가 버리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고로 쥐의 꼬리뼈를 목에 걸어주는 뜻은 인생을 살면서 집으로 가지고 들어와야지 밖으로 들고 나가 버리는 일이 없어야 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들도 집에 들어올 때는 막대기 하나라도 가지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것은 과거의 풍속이지만 중국인들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조선족들은 외국에서 돈을 벌어다 좋은 집에 좋은 옷을 입고 음식점을 드나들며 흥청거린다고 합니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길은 중국에서 손꼽는 소비도시입니다. 미국에 사는 우리도 중국 조선족들과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비싼 집에 고급 차를 굴리는 우리가 아닙니까? 저는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족 사회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우리나 중국의 조선족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중국인들은 오래된 집에 수수한 옷을 입고 살아 가난한 사람 같지만 건물을 사고 땅을 소유하고 있는 알부자라고 합니다. 검소하게 사는 것은 칭찬할 만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저축하고 검소하게 사는 지 궁금합니다. 이웃을 별로 도울 줄 모르며, 한족(漢族)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제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회 헌금과 구제에 많이 인색하다고 합니다. 즉 일단 벌어들이면, 주머니 또는 집에서 빠져나가는 일은 그것이 하나님 앞에 드리는 헌금이든 또는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이든 인색한 모양입니다.

이에 비하면 성경의 영향을 받은 미국인들은 구제나 나누어 쓰는 일에 후합니다. 우리도 검소하게 살고 절약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내 주머니에 들어오면 내어놓는 일은 없다’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님을 아끼지 않고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까지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중국의 크리스천들도 감사하며 후하게 드리는 신자들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샬롬!

먼 동북에서 문창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