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물한그릇선교회는 2008년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도미니카 공화국 선교대회와 아이티 선교를 다녀 왔습니다. 아이티에서는 깨끗한 마실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질 검사와 정수기 사역을 했습니다. 아이티는 물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또 물통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티 빈민촌에 있는 학교와 교회에서 수질 검사를 했습니다. 고장난 펌프를 통해 계속해서 흘러 나오고 있는 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해 보입니다. 하지만 수질 검사를 해 보니 오염된 물이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침출수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되어, 펌프를 통해서 나온 것입니다.

이곳에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정수기를 달아 주었습니다. 이 정수기는 플라스틱 통 2개로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플라스틱 통 안에는 필터를 달았습니다. 필터를 통해서 물 속에 있는 박테리아를 잡아 내고 깨끗한 물만 아래에 있는 플라스틱으로 내보냅니다. 박테리아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는 현장에서 살균을 하여 죽이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깨끗한 마실 물을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티에서 진흙 쿠키를 만드는 곳인 시티 솔레일 (Cite Soleil) 이라는 빈민촌에 가 보았습니다. 진흙 쿠키는 전통적으로 임신한 여성들의 영양 보충으로 먹던 것인데, 식량 자급이 안되어, 이제는 극빈자 일부가 진흙에 소금과 쇼트닝 (shortening)을 넣어 쿠키로 만들어 먹으면서 식량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1인당 식량 생산량 (food production per capita)은 약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식량의 많은 부분을 수입으로 의존하는데, 미국 Miami에서 아이티로 수입되는 쌀의 가격이 최근에 약 2배나 올랐습니다. 수입되는 식량의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가난한 아이티 사람들은 식량을 구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티 빈민들은 음식을 대신하여, 진흙 쿠키를 만들어 먹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아이티 국민의 20%는 영양 부족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진흙 쿠키를 직접 먹어보았습니다. 제가 먹어 보니, 영 먹을게 못되었습니다. 그냥 흙이 씹힙니다. 그리고, 많이 씹어도 목으로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이티 사람들은 복통을 앓는 한이 있더라도 진흙 쿠키를 먹습니다. 왜냐하면, 비싼 빵을 사 먹을 돈이 없기 때문이고, 또한 진흙 쿠키는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뱃속에 포만감을 느끼게 해 주어서, 자주 돌아오는 허기를 달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티의 시골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마을 곳곳에 텐트가 쳐 있습니다. 매년 태풍과 허리케인으로 집들이 잘 무너지는데, 집이 무너져서, 텐트 안에서라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구호품으로 받은 것입니다. 시골로 갈수록 물 사정이 더 열악합니다. 시골 마을에서 수질 검사를 했는데, 역시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아이티에서 물이 없는 산골 마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정수기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많은 질병이 박테리아를 통해서 오는데, 박테리아의 제거율이 100%인 안전한 정수기입니다. 실험실과 자연 환경에서 수 차례 실험을 통해 안정성이 증명된 정수기입니다. 또한 값도 저렴해서 선교지에 다닐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아이티 수도 포토 프린스 (Port-au-Prince) 인근의 페티옹-빌에 있는 학교가 무너진 곳에 가 보았습니다. 학교는 수업 도중에 갑자기 무너졌기 때문에 100명 이상의 어린 학생들이 순식간에 운명을 달리한 곳입니다. 사고가 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모여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망자 100여명 중, 얼마나 구원을 받았을까 생각하며 애통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천주교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부두교를 믿고, 부두교 의식을 공공연히 행하는 이 곳에 하루라도 빨리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강한 결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건물들을 자세히 보니 아주 허술하게 지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건물에는 기둥이나 벽이 힘을 받아 주어야 하는데, 벽도 내력벽이 아니고, 기둥도 너무 작게 만들어서,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오면 앞으로 많은 건물들이 이번 사고처럼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제가 할 일은 하루라도 빨리 이곳에 깨끗한 물과 함께 복음을 전해서 한 생명이라도 건지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힘써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량을 살 돈이 없어서 어떤 아주 가난한 빈민들은 진흙으로 배를 채우는 이 곳, 마실 물이 없어서 아이들이 한참을 걸어가서 물을 떠와야 하는 이 곳, 더욱이 떠온 물도 수질 검사를 해 보면 오염된 물이 대부분인 아이티에 깨끗한 물과 함께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선교 사역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로 힘을 보내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08년 12월: 우간다 선교
2009년 1월: 파라과이 선교
2009년 2월 : 아이티 선교
감사합니다.

물 한 그릇 선교회 권종승 선교사 올림.

*물한그릇선교회는 전세계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물을 파고 정수 필터를 설치해주고 마을 펌프를 설치해주며 위생 교육 등을 실시하면서 한 마을씩 우물을 중심으로 교회를 만들고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