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사역자들이 봉착한 한인이민교회 내 구조적 문제를 주시할 때입니다. 2세 사역은 구호 만으로 바뀌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인 1세교회의 자발적이고 총체적인 실천과 희생이 따라야 합니다.”

박수현 목사(새크라멘토 산돌교회)는 지난 1994년 부터 영어부 목회자를 총 3개 교회에서 담당해 오다 근래 2005년 산돌교회를 개척해 한인영어목회를 해 오고 있으며, 한인 2세 사역에 남다른 비전과 꿈을 가지고 2세 사역자들의 네트워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에게서 2세사역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2세 사역자가 겪는 고충을 들어보았다.

박 목사는 “한인이민교회가 2세 사역자에 대한 총체적 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2세 사역자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며, “2세사역에 대한 한인이민교회의 장기적이고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2세 사역에 필요한 것은 한인교회 ‘리더십 교체’이며, 2세 사역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환된 ‘한인교회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2세사역자, 40대 후반이면 딜레마 봉착
“대부분 한인 2세 사역자들이 30대 후반이면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하면서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합니다. 2세 사역자들은 평균 2년을 주기로 사역지를 옮겨다니다가 자녀들이 중학교에 가게 되면 더이상 못움직이게 됩니다. 이 시기에 교회를 그만두느냐 아니면 계속 교회에 남아있느냐를 선택하게 됩니다.”

“주위에 많은 한인 2세 담당사역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 한국어권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목회를 아예 그만두는 경우를 목격해 왔습니다. 이들은 능력을 발휘하기도 어렵고 나이 들어서도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한국어권 목사들에 비해 안정성을 보장받지도 못합니다. 언제든지 교회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버티기 어렵습니다. 한인교회는 헌신을 요구하지만 2세 사역자에게는 장래성도 필요합니다. 2세 사역자를 믿어주면서 한 식구가 돼야 합니다.”

박 목사는 2세사역자들이 한국이민교회안에서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2세 사역은 깊은 내적 문제이기에 급한 불 부터 끄자는 미봉책이 아닌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신학교나 교단도 제대로 신중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곳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1세 교회가 이끄는 현재 교회 형태에서는 2세 사역자들은 자기 꿈을 실현 못합니다.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가 제시하는 교회는 2세가 모든 방향을 이끌어나가는 교회다. 1세들은 영적 아버지로서 뒷받침에 전력하고, 모든 행정과 방향, 교육은 전적으로 2세들이 담당하는 형태를 박 목사는 주장했다.

“1세 교회가 2세 교회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은 노인이 자녀에게 집문서를 보여 주며 '너희가 주인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도권을 언제 완전히 넘겨주느냐가 관건입니다. 먼저 영어권을 잘 갖춘 중대형교회에서 본을 보여야 합니다. 미주지역에서 아직까지 리더십을 제대로 넘겨준 교회가 없습니다. 1세 교회 리더십들이 희생한다고 죽는게 아닌데 제대로 키우지 않으니까 못믿는 것입니다.”

박 목사는 “2세 사역을 키우자고 80년대부터 나온 구호가 나온지 10,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상황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한인 교회는 여전히 1세가 이끌고 나간다. 이제는 1.5세 목회자들이 한인교회에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인 교회 리더십은 한인 1세들입니다. 2세 사역은 구호만으로 바뀌어지지 않습니다. 한인 1세들의 자발적이고 총체적인 실천과 희생이 따라야 합니다.”

박수현 목사는 1975년 시카고로 이민와 위튼대학 및 코너스톤대학을 졸업, 달라스신학교에서 신학석사를 받은 후 1994년 PCA 미국 장로교 목사로 안수받았다. 이후 새크라멘토방주교회 영어부 목회자(1994-2000), 스탁톤반석교회 영어부 목회자(2000-2001), 새크라멘토한인침례교회 영어부 목회자(2001-2004)로 사역하다가 2005년 산돌교회를 개척해 현재 영어로 예배를 드리며 2세 사역에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