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하계수양회 인도차 2주간 자리를 비웠다 주일 강단에 다시 선 강준민 목사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하고 밝았다. 이날 설교 중 유머를 곁들이는 등 한층 여유를 찾은 듯한 모습도 보였다. 임동선 원로목사의 절대적인 지지속에 한인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동양선교교회를 키울 재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그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 둘의 관계는 전혀 다르게 흐르고 있다. 얼마 전 기자회견에선 임 목사가 강 목사의 사퇴를 독촉하는 레드카드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당회를 해산하는 가운데 물러나게된 일부 장로들도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다. 한편 강 목사를 중심으로 하는 운영위원회 및 사역위원회 장로들이 이들과 각을 세우는 형국이다. 주차장 사건과 관련해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게 지난 2005년, 3년여가 지난 오늘엔 레마와 관련해 또다른 내홍의 중심에 강 목사가 서게 됐다. 그런 만큼 수양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전한 첫 주일설교는 시기상 강 목사의 복심과 향후 행보를 읽을 수 있는 단초라 하겠다.

강 목사는 '하나님의 얼굴을 갈망하는 예배자(요 12:20-26)'라는 제하의 이날 설교에서 예배는 하나의 갈망으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가운데 영적 갈증을 풀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전했다. 설교 중 수양회 인도 가운데 받은 은혜, 본인이 부재한 가운데 있었던 일련의 사건에 대한 심경 등을 담담하게 풀어가기 시작한 것은 설교가 중반으로 흐르면서부터. "지난 2주간이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였고 동시에 교회와 성도님들이 너무나 그리웠다"며 조금씩 속내를 드러낸 강 목사는 "이토록 (성도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지키는 것은 예배 가운데 예수님을 만날 수 있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때문"이라 했다. 이어 구약 시대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한 모세는 하나님을 '복 주시는 분'으로 증거한다며 그 대표적인 인물로 요셉을 들고, "한 사람을 통해 주위 사람들이 다같이 복받는 것을 보게 된다. 여러분 (우리가) 위로 임하는 복을 구해야지 사람과 아웅다웅 싸울 필요가 없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한편 시련을 감당할 은혜가 주어졌던 요셉에게 결국 넝쿨째 복이 굴러들어왔다며 "이제는 어려움이 생기면 오히려 어떤 복을 주실 지 기대하게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수양회를 인도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찾아와 은혜를 받았다며 "오늘도 많은 분들이 교회를 찾아와 이렇게 말씀을 듣고 섬기는 것은 은혜가 아니면 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7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처럼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볼 때 우리 교회는 복받은 교회"라며 "하나님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지킬 것이다. 정녕 제가 여러분을 지킬 것"이라고 전하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믿자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즈음 강 목사는 찬송가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 중 후렴 부분을 선창한 후 "이제는 마음이 평온하기 때문에 미운 사람도 용서 못할 사람도 없다. 그리고 걱정할 것이 없다. 기도하는 가운데 예수님의 너무나 평온한 얼굴을 봤다. 주님의 교회를 지킬 것을 믿으라"고 몇차례 되뇌었다. 오운철 행정목사 등이 반박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잘 한 것'이라 언급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강 목사는 이어 "시련을 통과한 교회가 뿌리를 깊게 내린다. 뿌리는 지탱과 공급을 의미하는데 나무는 가물때 물을 찾아 깊게 뿌리를 내린다. 우리 교회가 이런 어려움 속에 예수님께 깊게 뿌리를 내리고 넓게 뻗어갈 것"이라고 성도들을 다시 한번 격려하는 것으로 설교를 끝마쳤다.

강 목사 측근은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할 것임을 알린 바 있다. 강 목사의 이날 설교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겠다. 교회가 재산분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또한 이미 목회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된 임동선 원로목사의 입지, 주차장 건을 두고 예정된 법정 공방과 임 목사가 밝힌 감금 여부를 둘러싼 형사고발 가능성, 그리고 교계와 한인 커뮤니티의 여론 등도 복잡하게 맞물려 전개될 전망이다. 또한 과연 강 목사의 강경드라이브가 교회 내홍을 안정시킬지 아니면 반대로 더욱 경색시킬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LA 한인교회의 얼굴과도 같은 동양선교교회가 양측의 대화로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 조속히 교회 본연의 사명을 회복했으면 하는 것이 교계의 일반적인 정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