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한 대문을 쓰면서도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세 이웃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 큰 인기를 끌었다. 한인교회 KM과 EM은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을 연상케 한다. 한 커뮤니티 안에 있지만 각기 다른 살림을 사는 것 같다. KM과 EM이 멀어지는 이유를 언어와 문화, 세대차이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대화 부족이 큰 이유다.

대부분의 한인 교회 주일 아침을 살펴보자. 어른들은 저마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교회에 온다. 하지만 교회 안으로 들어서면 각기 다른 예배당으로 향했다가 집에 가기 전 다시 만난다. 같은 시간, 같은 지붕아래 있었지만 서로 다른 목회자, 다른 회중과 있었으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알 턱이 없다. 삶의 근간인 신앙이 나눠지지 않으니 EM과 KM의 괴리감은 커져만 간다.

타코마새생명교회(담임 임규영 목사)는 KM과 EM의 보이지 않는 벽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예배 형식을 시도한다. 오는 9월부터 한어권과 영어권이 함께 하는 예배를 개설한다.

타코마새생명교회는 주일 1, 3부 예배를 한어권을 위한 것으로, 2부는 영어권을 위한 예배로 드리고 있다. 하지만 9월부터 3부 예배는 EM과 KM이 함께 한다. 찬양과 기도, 찬송을 함께 하고 설교가 시작되면 EM은 이동해 메세지를 듣는다. 메세지 외 모든 순서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타코마새생명교회는 통역 등 3부 예배를 위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예배 형식을 준비하고 있는 임규영 목사는 "모든 순서를 영어로 통역할 것"이라며 "한 예배당 안에 손잡고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간 거리는 좁혀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 목사는 "이동시간 때문에 예배 진행 시간이 지연되겠지만 10분 내외일 것"이라며 겪는 불편보다 얻는 유익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