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7주년을 앞둔 미국 뉴욕의 지하철 전동차에 이슬람 홍보 광고가 게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CNN은 오는 9월 한 달간 뉴욕 지하철 전동차 6천2백대 중 1천대에 북미이슬람서클(Islamic Circle of North America)의 이슬람 홍보 광고가 게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에 맞춰 게재되는 광고는 특히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 외에도 각종 테러 음모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브루클린 모스크의 이맘 시라즈 와하즈가 광고주 자격으로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를 허용한 뉴욕시 교통공사에 대한 보수층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피터 킹 하원의원(공화당, 뉴욕시)은 교통공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 “와하즈는 극단주의자”라며 “광고를 허용한다면 그들의 주장을 홍보하는 데 중요한 정부시설을 내준 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킹 의원은 또한 “9.11 테러 7주년을 맞는 9월에 뉴욕에서 이슬람 광고를 하도록 해선 안된다”며 “이는 언론·표현·종교의 자유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보수 언론들 역시 지하철 이슬람 광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1일자 기사에서 테러 찬성자인 와하즈가 광고를 통해 뉴욕시 지하철 승객들을 이슬람 극단주의로 이끌려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광고가 게재될 전동차를 ‘지하드 열차(Jihad train)’로 비유하며 이슬람 극단주의 인사가 후원하는 광고 계획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북미이슬람서클측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광고는 어떤 유해한 내용도 담고 있지 않으며 단지 이슬람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단체 대변인 아짐 칸은 “이슬람혐오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줄로 안다”며 “우리는 그들이 실제의 이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이슬람서클은 최근 유튜브에 ‘지하철 프로젝트: 라마단 기간 뉴욕 지하철에서(Subway Project: in NYC Subway during Ramadan)’란 제목의 동영상까지 올리고 광고를 홍보하고 있다.

이 동영상에 다른 이맘(이슬람교의 크고 작은 종교 공동체를 지도하는 통솔자)들과 함께 출연한 시라즈 와하즈는 “소위 민주주의라는 것이 붕괴되고 있는 지금 나중에 남을 것은 이슬람밖에 없다”며 “매일 뉴욕시 지하철을 타는 4천9백만 시민들이 마호메트란 이름을 본다고 생각해 보라. 이(광고)는 내가 이때까지 본 것 중 최고의 계획이다”고 말한다.

동영상을 통해 사전 공개된 광고는 승객들의 주의를 끌기에 용이한 흑백 패널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마호메트 선지자’, ‘이슬람’, ‘머리에 쓰는 스카프(히잡)’ 등 이슬람에 관련된 단어나 문구들에 대한 질문이 차례대로 지나가면서 “당신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란 답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며, 단체의 전화번호와 이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의 주소도 안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