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애틀 협의회(회장 신광재)가 개최한 '남북음악의밤'이 성황리에 끝났다. 21일 오후 7시부터 워싱턴대 미니홀에서 시작된 음악회에는 1200명이 넘는 청중들이 참가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탈북자들의 공연이었다. 연변출신 성악가 한국화 씨는 '사랑은 생명의 꽃', '님은 먼곳에'등 귀에 익은 가요와 함께 북한 서민 음악인 '봄이 왔네', '사랑사랑 내사랑'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위트 넘치는 멘트와 뛰어난 실력으로 청중을 사로잡은 한국화 씨는 "북한 가요의 99%는 가사가 정치적인 내용이라 무대에서 부를 곡을 선정하는데 애먹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북한에서는 어두운 멜로디의 노래는 만들 수 없어서 모든 곡이 밝은 멜로디로 구성돼 있다."고 북한 가요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출신의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는 리차드 클레이드먼의 '가을의 속삭임'과 본인이 직접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를 선보였다.

이날 무대 마지막은 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예술단(단장 마영애)가 장식했다. 평양예술단은 '반갑습니다'로 공연을 시작해 '노들강변', '도시처녀 시집와요' 등의 북한 가요와 '젊은 무희', '비둘기야 날아라', '삼천리 강산의 4계절' 등의 춤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삼천리 강산의 4계절'에서는 무대 위에서 순식간에 계절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단장 마영애 씨는 양금으로 '아리랑'을 독주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생생하게 북한 음악과 무용을 관람한 한인들은 평양예술단의 빠르고 경쾌한 음악 연주와 화려한 춤솜씨에 매료됐다.

이에 앞선 1부 무대에서는 평통합창단과 구광석, 김도희, 최창수, 오경아 등 워싱턴주 내 전문 음악가들이 바리톤과 소프라노 독창을 선보였다.

평통 시애틀 협의회 신광재 회장은 "이번 음악회가 이렇게 호응이 좋을 줄은 공연 시작 전만해도 몰랐다. 참가해주신 관중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으며 "시애틀 평통은 세계 33개, 미주 16개 지부 중에서도 모범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