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도를 심방했습니다. 여러 해 동안 투병하고 있으며, 튜브로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는 어려움과 불편 속에 살고 있는 분입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갔는데 그분의 얼굴은 활짝 핀 해당화와 같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분은 부정적이거나 절망적인 말을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한쪽 귀가 잘 들을 수 없지만 아직도 들을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요. 시력이 나빠졌으나 아직도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를 드려요. 말이 어눌하지만 아직 말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요.” 어느 책에서나 읽던 감사의 간증을 저는 우리 교인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분의 정신은 총명했고 기억력도 놀라웠습니다. 나는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능력이다”라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역경 중에 감사할 수 있는 믿음과 용기는 예수님이 그분에게 주신 선물이요 능력입니다.

그 심방 다음 날 우리 교회에 이지선 양이 와서 간증을 했습니다. 그녀는 2000년 7월 30일에 취중 운전자가 저지른 교통사고로 전신 55퍼센트에 3도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그녀는 중환자실에서 2개월을 보내며 다섯 차례의 피부 이식수술을 받으며 지옥에서와 같은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22살의 어여뻤던 자신의 모습은 화상 때문에 조금도 찾을 수 없었으며, 여덟 손가락이 한 마디 정도씩 절단되었으며, 오른손은 거의 쓰지 못합니다. 그녀는 사고 한 달 전에 TV에서 화상을 입은 사람에 대한 특집을 보며 ‘저러고 어떻게 살아 ... 저건 사는 것이 아냐’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 후에 그 사람을 만났는데 자기보다 훨씬 덜한 화상이었다고 합니다.

지선 양은 “평생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인공적으로 뚫어놓은 구멍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사람도, 하나님이 생명을 허락하신 이상 그의 생명은 충분히 귀하고 소중하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자신의 화상을 입은 모습에 대해 “전혀 부끄러운 마음을 품지 않게 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하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저는 지선 양이 우리 지역에 살고 있을 때, 우리 교회에 초청하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진해서 오겠다고 했습니다. 5월 28일(수)에 그녀의 감동적인 간증을 꼭 들어야 할 사람들이 우리들 중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어떤 형편에 처해 있든 귀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목적을 두셨기 때문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