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민사회는 쌀전쟁 중입니다. 갑자기 불어닥친 쌀전쟁으로 인해 이민사회가 뒤숭숭합니다. 주위에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있어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안계 이민자들, 그리고 특별히 쌀을 원료로 하여 식품을 만들어 파는 한인들 사이에서는 쌀을 조금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도매상 앞에서 줄을 서 기다려야하는 이변을 낳고, 또한 서로 한 포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앞을 다투는 모습을 보여 영문을 모르는 외국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쌀전쟁을 치르는 동안 한국은 소고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할 가능성을 두고 난리입니다.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촛불시위에 가담하여 정부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험한 소리를 마구 내뱉고 있습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리 없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이 시류에 야합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마구 쏟아냄으로 인해 소고기를 둘러 싼 전쟁은 쉽게 가라 앉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이상기온으로 인해 5월임에도 불구하고 정리해 두었던 겨울 외투를 다시 꺼내 입을 지경인데 한국과 미국에서의 먹거리 전쟁까지 합세해 마음마져 서늘해지는 느낌입니다. 문득,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돌아보니 세상은 지금 어느 곳을 막론하고 전쟁 중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쟁에 관한 소문은 예수님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자기들을 두고 떠나시려는 예수님에게 제자들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때와 세상의 마지막 때에 어떤 징조가 있겠습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그런 때가 오기 전에 전쟁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될 것이며, 민족이 다른 민족과 싸우기 위해 일어나고, 나라가 다른 나라와 싸우기 위해 일어날 것이며, 여러 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겠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서 세상의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에 불과하며, 마치 해산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처럼 아직 끝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마지막 때에는 이런 전쟁의 징조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의 어려움이 일어나고, 서로가 믿는 종교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서 서로 넘겨주고 미워할 것이며, 거짓 예언자들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다보면 사람들 사이에 불법이 더욱 많아져서 많은 이들의 사랑이 식을 것이라고 경고 하셨습니다. 비록 전쟁이 세상 마지막 때를 알려주는 징조는 될 수 있지만 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없음도 분명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세상의 끝을 결정합니까?”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하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될 것이며, 모든 나라에 증거될 것이다. 그때서야 세상의 끝이 올 것이다.”(마태복음 24:14).

세계는 지금 먹는 것을 두고 전쟁 중입니다. 석유를 두고 중동에서 시작된 전쟁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어떤 것을 두고 전쟁이 또 일어날지 두렵고 떨리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전쟁의 시대에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색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 위한 영적 전쟁입니다. 이 전쟁이 중요한 이유는, 이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 세상의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영적 전쟁은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맡겨진 전쟁입니다. 이 전쟁은 지금 세상이 싸우고 있는 먹거리 전쟁과는 전혀 다른 전쟁입니다. 세상의 전쟁은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만 하는 전쟁입니다. 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전쟁은 남을 살리기 위해 나를 희생하는 전쟁입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예수님처럼 나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 놓아야만 하는 전쟁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양상과는 거꾸로 가는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 동원되는 군사들은 자기 일에 얽메이지 않고, 오직 군사로 부르신 예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희생이 기쁨이 되고, 섬김이 자랑이 되는 사람들로 모여진 군대입니다. 이런 군대가 복음 전파를 위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때 비로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이 땅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세상의 먹거리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에게는 또 하나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리스도인이 먹거리 전쟁에만 빠져 있으면 자연적으로 영적 전쟁에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땅에서 먹거리 전쟁이 전부인줄 착각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반드시 싸워야할 영적 전쟁에는 무관심해집니다. 그러다보면 주객이 전도되어 엉뚱한 전쟁만 하다가 세월 다 보내고 이 다음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책망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 가운데 먹거리 전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그리스도인은 더욱 더 자신에게 주어진 복음 전파의 사명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더 치열하게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 위한 전쟁에 참여해야만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두 가지 전쟁을 동시에 치뤄야하는 어려움과 힘듬이 있지만 이 싸움은 나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전쟁이기에 넉넉히 이기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영적 전쟁에 힘쓰느라 먹거리 전쟁에서 밀려날 것 같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의 자녀는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통해 비로서 사람은 육신의 양식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양식으로 사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세상을 향해 담대하게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보여주고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