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대성 폭풍 ‘나르기스(Nargis)’가 미얀마를 강타하면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세계 최대 비영리 기독교 구호기관인 월드비전이 긴급 구호 활동에 나섰다.

5월 2일 오후, 열대성 폭풍 나르기스는 시속 118마일에 달하는 강풍과 10시간에 걸친 폭우를 동반하면서 이라와디 델타 지역에 상륙한 후, 수도 양곤을 포함한 미얀마 남동부 지역을 휩쓸어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재앙 이후 최악의 인명 손실을 가져왔다. 미얀마 언론은 지금까지 2만2천 명의 사망자와 4만2천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사망자 수가 1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곤에 위치한 월드비전 미얀마 본부의 제임스 텀부안(James Tumbuan) 디렉터는 현지 상황에 대해 “양곤은 완전히 파괴됐다. 모든 도로가 쓰러진 나무에 의해 차단돼 있고 전기는 끊어져 양곤은 마치 전쟁터와 같다. 지금 수재민들에게는 식수가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양곤 시내와 외곽에는 집을 잃은 수천 명의 수재민들이 공립 학교 등에 임시로 대피해 있다.

한편, 월드비전 국제 본부의 딘 허쉬(Dean Hirsch) 총재는 “월드비전은 이번 폭풍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판단되어 대규모 구호 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폭풍으로 인해 빈민 지역의 피해가 크며, 월드비전은 이 지역 아동들에게 구호물자를 신속히 공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004 쓰나미 사태 때 외부 세계의 도움에 대해 비협조적인 반응을 보였던 미얀마 정부도 이번 사태에는 이례적으로 월드비전에 구호물자 제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월드비전은 현지에 피해 조사반을 급파하는 한편, 지난 5일 수도 양곤에 11톤의 쌀과 7천 리터의 생수, 방수포, 의약품, 담요 등을 공급했다. 또한 월드비전은 향후 약 3백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동원해 25만 명의 수재민을 지원할 계획이며, 아랍 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구호물자 공수를 준비 중이다.

월드비전은 지난 40년간 미얀마에서 식량 원조, 농업, 건강, 식수, 교육, 소득 증대, 인신매매 방지 등의 활동을 펼쳐 미얀마 정부로부터 신임을 얻어 왔다. 현재 미얀마 전역에는 31개의 지역개발 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4만 2천명의 미얀마 어린이들이 월드비전 결연 후원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월드비전은 이번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받고 있다. 성금은 미주 한인들을 위한 한국어 안내 서비스 전화 1-866-육이오-1950로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