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는 유난히 학교가 많다. UW을 비롯해 곳곳에 커뮤니티 컬리지가 자리하고 있다. 올림피아에서 노스 시애틀까지, 이곳 한인 학생이라면 캠퍼스 어디에선가 이 사람을 만나 본 경험을 갖고 있다. DFC 서두만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음 한 구석에 늘 빚을 지고 산다. 그리스도로부터 진 사랑의 빚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 CCC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났고, 하나님 사랑을 알게 됐다. 그 후로는 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거룩한 부담감을 지고 산다. 그래서 어딜 가나 전도지를 들고 다니고 곳곳을 누비며 그리스도를 전했다. 학생 시절에는 캠퍼스에서, 교사 시절에는 교정에서, 군인 시절에는 군대에서, 그리고 학교 졸업 후에는 캠퍼스 간사가 되어 캠퍼스를 누볐다.

"교수님과 진로 상담하는데, 그 분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셨어요. 내가 캠퍼스를 누비고 다닌다는 아셨는지 '주님께 서원한 바가 있느냐'고 물으시더니 '그럼 서원한 것을 먼저 지켜야지'하시더라고요. 그 길로 바로 선교 단체 간사가 됐죠."

서 목사에게 최고 어장은 '대학'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 대학은 세계 선교의 근간이 되는 곳이다. 장차 각 전문 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칠 전세계 예비 지도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격려하는 사람 없었지만 이 비전은 그를 이곳, 시애틀로 이끌었다.

"같이 활동하던 한 분이 '시애틀에 학생 선교가 필요하다'고 던진 한마디에 여기로 와버렸죠. 친인척, 가진 것, 의지할만한 아무 것도 없었죠. 그저 하나님 바라보고 온거에요.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보이죠."

'무모하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믿음은 이성을 뛰어넘는 유일한 힘이다. 그의 믿음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지금은 교회까지 일구게 했다.

"1999년 처음 왔을 때는 어학 연수생으로 40시간 공부하고 40시간 전도하면서 시작했어요. 없는 살림에 유학생들 데려다가 밥먹이고, 성경 공부 시키고...만나는 사람마다 성경 공부 하자고 말걸었죠. 지금까지 미국에서 예수 영접하고 성경 공부한 사람만 해도 1천명이 넘어요."

지금까지 선교회 역할에 충실해 모든 제자들은 다 지역 교회로 보냈다. 이들이 한인 교회를 든든하게 받히고 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섬기기만 했다. 그래서 정작 그의 교회에는 성도가 몇 되지 않는다.

서 목사는 DFC선교회를 통해 학생들을 전도하고, 교회를 통해 제자를 튼튼히 기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3년 전 '제자삼는교회'를 개척했다. 어디 있든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육성하는 건강한 제자들이 진정한 부흥을 이뤄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주중에는 제자 훈련을 통해, 주말에는 교회를 통해 양육 받고 성장하는 전문인 선교사들이 배출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선교회 사역과 교회 사역이 잘 조화된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캠퍼스가 살아야 나라와 민족이 산다'는 일념,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복음으로 영적 자녀를 낳고 제자 삼는 운동을 쉬지 않을 때 세계 선교가 완성될 것이라는 비전을 갖고 그는 지금도 캠퍼스에서 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