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누구나 우리 안에 "지성ㆍ감정ㆍ의지의 세 공간"을 지니고 있다. 내 인생의 평생 동반자인 이 세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는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으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이 세 공간이 멋진 조화를 이룰 때 우린 "아름다운 내면의 집"을 지을 수 있다. 내 인생의 다양한 경험들은 이 세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축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요즘은 감성의 시대라 하여 감정공간을 특히 강조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감정의 홍수에 빠지기를 서슴지 않는다. 배고픔이 인간의 본능이듯이 사랑, 소망, 기쁨, 슬픔, 좌절, 비통, 격분, 두려움 등의 감성세계 역시 분명 떼어 낼 수 없는 나의 분신이다. 그러나 "내 내면의 집 꾸미기"를 할 때 모두 감성공간으로만 채우면, 집에 온통 유리창들만 잔뜩 있고 문이 없는 집처럼 되어버린다. 오직 감성의 능력만이 우리 인생을 아름다운 것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사람은 인간에서 발견되는 창조주의 놀라우신 솜씨와 인생의 다양한 경험들을 단지 감성공간을 통해서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성공간에 완전히 잠식당한 내 내면의 집은 인생의 고통스러운 환경ㆍ상황ㆍ사건들을 맞닥뜨릴 때 오픈하우스(open house)를 하여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게 된다. 누구든지 필요한 변화 없이 오직 감정에만 몰입하게 되면 기관실 엔진이 빠진 기차처럼 생각 없이 기분과 감정에 따라 사는 인생이 되어버릴 수 있다.

사울은 이스라엘 초대 왕이 된 후 인기 있는 왕이 되고 싶어 하는 욕구로 내면의 집을 가득 채웠다. 이 강렬한 감정은 곧 지성과 의지의 공간마저 잠식해 버렸다. 전쟁에서 승리한 사울은 달콤한 승리감에 사로잡혔고, 오직 "왕의 체면과 인기"가 그의 최대 관심사가 되어 급기야 하나님마저 무시하게 되는 오판을 저지른다. 이어 다윗의 치솟는 인기로 인해 질투심의 포로가 된 사울은 내면의 집을 와해 시켜 버린다. 시기로 인해 "스스로 쌓아 온 감정의 고통"이 미움이라는 자식을 낳아 버리게 둔 결과이다. "지성ㆍ감정ㆍ의지"의 세 공간이 적절하게 조화된 내면의 집을 짓는 데 실패한 것이다. 오직 감성세계 안에만 머무르려 하는 그의 내면의 집은 형편없이 드러나고 결국 인생의 실패로 이어진다.

사울은 먼저 "하나님 말씀이라는 쇠망치"로 과도하게 확장된 감성공간의 벽을 깨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헛된 거품이 가득한 그 공간에 말씀을 환히 비추어 과감하게 그 실태를 직시하고, 부서져 나가는 감정공간이 지독한 아픔을 느끼더라도 생각부터 대수선에 들어가야만 했다. 개선하려는 감정과 바로 잡으려는 행동 뒤에는 반드시 변화돼야 하는 생각의 틀이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 없는 감정만의 발전은 결국 내면의 집을 허물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윗 역시 인생의 집을 짓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스러운 상황과 어려운 환경을 만났다. 그 상황들은 다윗을 고통과 좌절이라는 감정의 늪에 빠뜨리기에 충분했으며, "지금 기분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핑계거리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윗은 그러한 감정공간이 자신의 내면을 전부 장악하도록 용납하지 않았다. 불행한 사건들로 고통스러운 감정이 엄습해 올 때 하나님이 주신 말씀으로 지성과 의지를 잡으려 노력했고 기도했다. 하나님께 전심으로 도움을 요청하여 상처받은 감정의 고통이 계속 쌓이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그 결과 다윗에게 이 고통스러운 사건들은 내면의 세 공간을 멋있게 확장할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기회가 되었다. 다윗은 그 과정에서 불행한 사건들로 인해 계속되는 고통의 불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끄지 못하면 내면의 집이 허물어져 버릴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더 나아가 삶의 소망마저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낙담치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힘"과 "말씀이라는 공구"를 사용한다면 아무리 망가져 버린 내면의 집이라도 얼마든지 보수하고 아름다운 집으로 가꿔 갈 수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내 내면의 집에 모시면 밝고 소망찬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인생의 여러 문제들을 감성공간 확장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진 않은가, 이것들을 변화를 거부하는 핑계의 동굴로 삼아 도피하고 있는 건 아닌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 꿈과는 반대되는 난처한 일들이 또 다가와도 매일 말씀과 기도라는 공구들을 사용하여 지성ㆍ감정ㆍ의지의 세 공간을 멋있고 조화롭게 만드는 기회로 바꾸어 갈 때 내 내면의 집은 나날이 아름다워 질 것이다. 왜냐하면 위대한 건축자이신 예수님께서 말씀을 통해 이 세 공간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도록 항상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강철홍 목사는....
강철홍 목사는 미국 펜실바니아 주에 소재한 리디머교회를 개척하여 현재 이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한 강 목사는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M.Div (신학석사) 및 Th.M. (Systematic Theology 조직신학)
미국 Lutheran Theological Seminary: S.T.M. (Systematic Theology, 조직신학),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 박사(조직신학) 과정을 끝냈다.

저서로 'Justification- The Imputation of Christ's Righteousness from Reformation Theology to the American Great Awakening and the Korean Revivals'가 있다.

강 목사는 또한 지난 2007년 가을학기부터 메릴랜드에 있는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