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인들 사이에서 휴가를 활용한 ‘단기 선교 여행(short-term mission trip)’이 최근 수년간 각광 받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소위 ‘목적이 이끄는 휴가(purpose driven vacation)’라고도 불리는 단기 선교 여행에는 전 연령층의 교인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지만, 특히 학교 봄방학이나 여름방학을 맞은 청년층과 직장을 은퇴한 중·노년층이 다수다.

CP에 따르면 미국에서 단기 선교 여행은 새로운 개념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급증 현상을 보이며 교인들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미국의 단기선교 전문단체 STEM(Short Term Evangelical Missions)의 최신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65년도에는 북미지역에서 단지 540명만이 단기 선교에 참여했다. 그러나 1989년에는 12만 명이 단기 선교를 위해 해외로 나갔으며, 3년 후인 2002년에는 그 수가 두 배 이상인 25만 명이 됐다. 이어 2003년에는 적어도 1백만 명이 단기 선교에 참여했으며, 2004년에는 4백만 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단기 선교 전문가인 더그 컷친스(Cutchins)는 2001년 9/11 사태와 2004년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의 쓰나미 태풍 피해가 봉사활동 제공을 목적으로 한 단기 선교 여행이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매년 1천5백 명의 봉사자들을 해외 선교지로 보내고 있는 미국 문서선교단체 와이클리프협회(Wycliffe Associates)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04년 이래로 매년 평균 1백60만 교인들이 60억 불 가치의 봉사활동을 단기 선교 여행을 통해 선교 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단기 선교 여행 ‘붐’에 대해서 일부 선교 지도자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세계선교센터(U.S. Center for World Mission) 설립자 랄프 윈터(Winter) 박사는 단기 선교 여행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작년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교학회(ASM) 컨퍼런스에 참석해 서구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과거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단기 선교를 꼽은 바 있다.

STEM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5만여 개의 미국 교회가 해마다 가족 단위의 단기 선교 여행팀을 선교지 문화 체험을 목적으로 파송하고 있다. 윈터 박사는 특히 이러한 현상에 대해 비판하며 이를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으로는 기이한 방법(marvelous idea)”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선교단체들이 최근 단기 선교자를 모집, 교육하고 파송하는 데 많은 재정을 들이는 데 대해서는 단기 선교보다 장기 선교에 재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더 낫다고 강조했다.

윈터 박사는 단기 선교에 드는 비용이 장기 선교에 비해 “극심하게 비싸며”, 그 효과는 “매우 의문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2백만 가까운 단기 선교자들이 해외로 나가는 반면 장기 선교사들은 3만5천 명만이 파송된다. 단기 선교자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장기 선교사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적어도 5배 가량 더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또한 ‘단기 선교’라는 용어 자체가 수정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선교단체들에 단기 선교와 장기 선교 간의 균형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