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교회주보를 볼 때마다 출석통계표와 헌금통계표, 헌금명단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청년시절에 많이 불편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만일 나중에 목사가 되면 주보에 통계를 싣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통계를 주보에 내는 이유가, 교인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어 헌금을 더 많이 내게 하려는 저의(底意)가 들어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헌금자 명단까지 싣는 행위(?)를 보며 그런 제 생각을 확신까지 했습니다.
또 교인통계와 헌금통계를 사람들에게 알림으로 교세(敎勢)를 과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담임목회를 하면서 제 확신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통계를 빼면 대부분의 교인들, 특히 청년들에게 인기가 더욱 올라갈 것을 알면서도 계속 싣고 있습니다. 통계를 계속 주보에 내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교인들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인들은 교회의 주인입니다. 교회 살림에 대해 알 권리가 있습니다. 교인통계는 보고서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교회가 통계를 주보에 싣지 않고 있습니다. 제직회나 공동의회에서 재정보고도 안하거나 뭉뚱거려 대충 보고하는 대형교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교인들이 자기 교회도 헌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전혀 모릅니다. 여기서 교회의 부패와 타락이 시작됩니다.

둘째, 헌금관리 사고 방지를 위해서입니다. 헌금 중 현금이 많습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헌금 계수요원들이 현금을 관리할 때 유혹을 받습니다. 심심치 않게 이런 사고가 많이 납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 교회는 아직 없었습니다). 두툼한 헌금봉투를 통째로 주머니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또 개인헌금이 정확히 집계되었는지 확인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주보에 명단을 기재하는 것입니다.

셋째, 통계를 통해 교회의 형편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현대에서 통계는 문제를 진단하고 대책을 세우며,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교인출석수의 증감은 교회의 건강성과 전도, 교인들의 주일성수 열심 등을 나타내는 sign입니다. 한 영혼의 구원이 천하보다 귀하다면, 100명, 200명의 성도는 더욱 중요합니다. 통계를 보고 헌금이 평상시보다 많으면, 하나님의 축복에 대해 감사하며 맡겨주신 물질을 낭비하지 않고 올바로 잘 사용케 해달라고 기도하게 되며, 헌금이 줄어들면, 교회살림을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는 36년 전 개척 시절부터 주보에 통계보고를 해 왔습니다. 30명 출석, 300불 헌금이라는 적은 통계를 보고하는 것이 결코 교세의 과시가 아니라면, 그 전통에 따라 그때보다 늘어난 통계를 보고하는 것도 교세의 과시가 아닐 것입니다. 교회는 투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