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세금 안 내도 되는(?) 사람들’이라는 방송으로 일부 종교인들의 호화생활을 고발했던 MBC <뉴스후>가, 이번에는 작심한 듯 개신교에만 초점을 맞춰 교회 재정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MBC <뉴스후>는 2일 밤 ‘세금 안 내도 되는 사람들 Ⅱ’ 방송에서 교회들의 성전 건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당초 방송 예고에는 불교의 임대사업도 다룰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송 분량 때문인지 모두 편집되고 개신교에 대한 부분만 보도됐다. 모범적인 교회의 사례가 제시되기도 했지만, 사회자가 “그저 소득이 많은 목사에게 세금을 내라는 것인데 개신교 주류는 동문서답만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방송 전반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방송은 “한국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대형화다. 대형교회가 되면 권력과 부를 얻게 된다. 그래서인지 다들 대형교회가 되려 하고, 그러나 재정 공개는 하지 않는다”는 말로 시작됐고, 이어 몇몇 교회의 건축 사례를 제시했다.

<뉴스 후>는 먼저 부지 매입이나 설립 허가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법이나 편법 사례를 들었다. 금니빨 사역으로 유명한 서울의 한 교회는 유치원 건물로 건축 허가를 얻어 건물을 지은 뒤 1층에만 유치원을 두고 교회 건물로 사용하다가, 법령 개정을 통해 용도를 변경했다. 그리고는 유치원 문을 닫았다.

또 다른 교회는 법 규정 때문에 교회가 살 수 없는 건물을 그 지역에 사는 성도 명의로 구입하기도 했다. 교회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경우도 보도됐다.

이어 연세중앙교회, 할렐루야교회, 예수소망교회 등 큰 교회의 건물들과 건축비용을 보여주면서, 이같은 건축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일명 은행의 ‘미션대출’과 성도들의 헌금이라고 보도했다. 또 각 교회별로 건물 건축 당시 면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 내야 했던 세금 액수도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성전을 가진 연세중앙교회는 건축비용이 총 336억원 가량 소요됐으며, 면세 혜택을 적용받지 못했다면 취득세 30억원 가량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뉴스 후>는 이런 엄청난 금액을 대출하게 되면 그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교인들의 부담이라며 “선교와 봉사를 위해 바친 헌금이 이자를 위해 사용된다”며 “교회는 온갖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헌금을 걷는다”고 말했다. 건축 헌금을 낸 성도들의 간증을 이야기하는 한 목회자의 설교를 여러 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한국교회는 ‘모여라, 돈 내라, 집 짓자’밖에 없다?

<뉴스 후>는 “리영희 교수 말대로 한국교회는 ‘모여라, 돈 내라, 집 짓자’ 세 가지밖에 없다”고 말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 정운형 목사의 인터뷰를 내보낸 뒤, “이런 교회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묘한 뉘앙스의 멘트를 남기며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뉴스 후>가 모범 사례로 꼽은 것은 창고 구조물에서 예배를 드리는 전주안디옥교회, ‘보이지 않는 성전’ 운동을 하는 높은뜻숭의교회, 회계와 재정을 교인들에게 투명히 공개하는 성남의 장안중앙교회 등이었다. “초대교회는 예배당부터 짓지 않고, 학교와 병원 등을 먼저 지었다”고 말하는 김동호 목사의 인터뷰도 방송됐다.

여기에 <뉴스 후>는 “교회가 재정과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반인들과 잘 소통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교회로 몰리고 부흥할 것”이라고 훈수(?)까지 두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또 설 이후인 16일(토)에는 “한 교회의 회계 장부와 교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방송할 것”이라고 밝혀 또다시 개신교를 표적으로 방송을 준비할 것을 밝혀 또 한 번의 파장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