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들이 참 많다. 돈, 명예, 권력, 건강, 지식, 인간관계, 가족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는 “가족”이라 생각한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건강도 지식도 인간관계도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다 사라진다.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는 죽고 난 이후에도 후손들을 통해 지속되는 매우 소중한 것이다.

[2] 그런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점차 가족이란 개념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가 되어 가는 듯하다. 이보다 더 큰 불행과 비극은 없다. 이것은 가정이 파괴되는 일이 지금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했던 때가 역사상 없었다는 사실과도 맞닿아 있다.
얼마 전, 에콰도르의 파트리시오 ‘알프레도 산체스 몰리나리’라는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던 중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충격적인 비극이 발생한 비극이었다.

[3] 성당 정면 뒷벽 높이 걸려 있던 대형 십자가가 떨어져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의 뒤통수를 강타하여 현장에서 즉사시킨 비극적 사건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그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고, SNS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공개되었다는 사실이다. 나 또한 그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게 되었다. 특별히 그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보다 충격적인 이유는 산체스 신부가 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몇 분 전, 교인들에게 전했던 미사의 내용 때문이었다.

[4] 다음은 EWTN News가 보도한 그의 마지막 강론의 내용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며, 물질적인 일에 쏟은 시간보다 하나님과 형제자매, 배우자와 자녀, 가족에게 드린 시간이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죽음을 이야기하던 사람이 바로 그 순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신부의 죽음이 왜 일어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5] 그저 우연히 일어난 사고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신앙을 달리하지만, 그 신부가 죽음 직전 선포했던 메시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권면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위해 오늘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가?”
“우리”라는 말 대신 “나”라는 단어를 적용시켜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6] 2021년 11월 18일,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설문조사의 내용이 하나 있다. 17개 경제 선진국의 성인 약 19,000명에게 삶을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 결과, 17개국 중 14개국에서 ‘가족’이 삶의 의미를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나머지 스페인은 ‘건강’, 대만은 ‘사회’를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7] 남은 한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을 최고로 꼽았을까? ‘물질적 풍요’(Material well-being), 한마디로 말하면 ‘돈’(Money)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에 최고의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돈은 필요하다. 그러나 돈 때문에 정작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족과의 시간을 잃어버린다면, 그것보다 더 큰 손실이 어디 있겠는가?

[8] 예수님은 마 16:26에서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라고 말씀하셨다. 온 세상을 얻어도 정작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경은 남편과 아내와 부모와 자녀에게 주신 말씀이 있다.
엡 5:25에서는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라고 말씀한다.

[9] 엡 5:22에서는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라고 말씀한다. 잠 22:6에서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하고, 엡 6:1-2절에서는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라고 말씀한다.
그렇다. 사랑은 마음속에만 간직하는 감정이 아니다.

[10] 시간을 내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며, 함께 있어 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조금만 더 성공하면 가족에게 잘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을 표현할 기회가 언제까지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니면 배우자가, 아니면 자녀가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해야 할 사랑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11] 오늘 배우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자녀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이고, 부모님께 안부를 여쭈고 효도하자. 인생의 진정한 풍요는 얼마나 많이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내게 주어진 사람들을 얼마나 깊이 사랑했느냐에 달려 있다. 돈을 벌되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성공을 추구하더라도 사랑을 희생하지 말자.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 아낌없이 사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