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즐긴다. 여행은 늘 많은 가르침을 준다. 여행에서 많은 만남을 갖지만 가장 좋은 만남은 나와의 만남이다. 여행시간에 홀로 생각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최고다. 여행은 예외 없이 늘 근사한 결과를 남긴다. 여행을 통해 지혜를 얻고, 새로운 결심도 하고, 인생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여행들이 많다.

   1994년 10월 아내와 미국 여행을 했다. 처음으로 외국행 비행기를 탔다. 버지니아 비치에서 열리는 세계기독군인대회에 한국군을 대표하는 공무 여행이었다. 버지니아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이아가라 폭포로 올라갔다. 미국 동부의 가을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긴 버스 여행을 하며 아내와 함께 ‘미국에 꼭 올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때부터 열심히 미국행을 위해 기도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국비유학생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하며 2년을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골던 게이트 침례신학대학원에서 보낸 2년의 세월은 ‘행복’ 이상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인도로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 1994년 10월의 여행은 내 인생의 행로를 바꾼 여행이 되었다.

   2008년 11월 교회를 개척하던 때 플로리다 올랜도로 여행했다. 캬튜사 군목 시절 만났던 미군 목사님이 디즈니월드 근처에 콘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온 가족이 호사로운 여행을 하며 테네시, 조지아 그리고 플로리다의 가을을 만끽했다. 잊을 수 없는 가을 여행이다.

   올랜도로 내려가는 15시간의 여행길 리더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딸이었다. 당시 딸은 감기와 배탈로 고생했다. 아프고 힘든 막내를 모두 배려해 주었다. 그녀가 원하는 화장실에 들렀고, 그녀가 고르는 호텔에서 묵었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했던 아름다운 추억과 더불어 때로는 비전이 아닌 불평이 우리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은 여행이었다.

   코로나 시절 어느 가을에 어머님과 함께 여행했다. 가을이 깊어 갈 때 어머님 고향을 찾았다. 90을 앞둔 어머님 친구들이 소녀처럼 옛이야기로 깔깔대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머님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셨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남해 고속도로에서 어머님과 함께 목 놓아 찬송을 불렀고, 찬송가에 담긴 어머님 간증을 들었다. 그 가을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올가을도 세 여행을 진행한다. 9월 하순에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잠시 다녀왔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설익은 가을이 아름다웠고, 귀한 동역자와의 만남도 좋았다. 1994년 첫 미국 여행의 추억을 더듬을 수 있어 더 좋았다.

   가을향기 가득한 10월에 한국을 방문 중이다. 11월엔 텍사스를 여행할 계획이다. 사역을 준비하는 결실이 있는 여행이 되길 기도한다. 사역을 준비하며 사역의 비전을 나누는 여행이니 나름대로 목표가 분명한 여행이다. 부담도 있고 기대도 있다. 준비하는 사역과 계획이 가을처럼 알차게 영글고, 내 삶도 익어 가는 여행이 되기를 기도한다.

   한국의 10월엔 가을이 흥건하다. 10월을 한국에서 보낼 수 있음이 축복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설렘 가득한 작은 여행을 꿈꾼다. 황매산 가을 억새와 동해의 가을 바닷가를 찾으려 한다. 억새와 바다가 그려낼 특별한 가을에 벌써 가슴이 뛴다. 만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찬란한 한국의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