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의 실언과 그에 대한 부적절한 사과로 세상이 시끄럽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비난과 비판이 끊일 줄 모른다. 온갖 궂은일을 감당하는 소방직 공무원을 재정의 빨대라고 표현한 것도 아연실색할 일이지만 사과를 원하시니 사과한다는 표현은 더 나쁘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오만이 가득하다. 분노를 유발하는 사과가 정말 아쉽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수에 사과할 수 있다. 적절한 사과는 상대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다. 반면에 부적절한 사과는 오히려 분노를 강화하여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역사에도 성공적인 사과가 있는가 하면 반면에 아쉽고 부적절한 사과도 있다.

   역사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과는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바르샤바의 무릎 꿇기' 사과다. 당시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을 찾아 참배하던 중, 예고 없이 무릎을 꿇고 나치의 만행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를 표했다. 이 행동은 수많은 말보다 더 강력한 진정성을 전달하며 화해의 상징적 사건이자 과거사 청산의 모범적 사례로 남게 되었다.

   1982년 타이레놀의 사과도 모범적인 사과로 평가받는다. 82년 9월 시카고 일대에서 7명이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사망했다. 타이레놀 제작사는 전격적으로 대응했다. 즉시 미국 전역에 유통된 3100만 병의 타이레놀을 리콜해 폐기 처분했다. 100만 달러 회수비용을 회사가 부담했고, 경영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해 “소비자 여러분, 지금 바로 타이레놀의 복용을 중단해달라”며 사과했다. 이후 누가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넣었으며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져 타이레놀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2013년 지역대리점에 강매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남양유업은 잘못된 사과를 했다. 회사는 책임 소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비자들의 거센 불매운동에 갑질 논란 직전인 2013년 초 110만원대까지 올랐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논란 이후 급락했다. 게다가 논란 이후 3년이 지난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에도 여전히 전성기의 주가를 회복하진 못하고 있고 악덕기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바른 사과에 필요한 행동을 ‘R’로 시작하는 단어로 정리해 본다. 우선 지금 당장(Right Now) 사과해야 하고, 둘째 책임(Responsibility)을 인정하고, 셋째 반성(Repenting)하고 넷째, 유감(Regret)표명, 다섯째 보상 약속(Restitution), 그리고 여섯째 용서 빌기(Requesting forgiveness)이다. 요컨대 건강한 사과는 즉시, 아무 조건 없이 철저하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우리에게 부적절하고 미흡한 사과가 일본의 사과이다. 그들은 국권 피탈과 태평양 전쟁에서 저지른 만행들을 충분히 사과하지 못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의 사과도 못지않다. 아마 두고두고 실패한 사과의 모델로 언급될 것이다. 그녀의 오만과 헌신과 수고에 대한 폄훼가 가득한 사과다. 6선의 국회의원과 장관, 당대표, 그리고 현직 도지사의 타이틀이 부끄럽다.

   성경에 좋은 사과의 모델은 삭개오다.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자신이 권력을 이용해 타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한 잘못을 깨달았다. 그는 “만일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배 갚겠습니다”라며 구체적인 실천을 약속과 함께 사과했다. 이 사과를 보신 예수님은 구원을 선포하셨다. 적절한 사과의 보상이다. 부적절한 사과로 시끄러운 날들에 사과(謝過)를 다시 배운다.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