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 이는 듣기만 하여도 온몸에 생기가 돌고 가슴이 설레는 단어입니다. 삶이라는 기나긴 여정 속에서 지친 영혼과 육신을 깨우는 영양소이자, 인생의 손을 잡고 미소 짓게 하는 소중하고 귀한 보배입니다. 칠십 년의 세월을 돌아보니, 내 삶에 가장 눈부신 영양소를 공급해 주신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이셨고, 그분이 내려주신 무한한 사랑과 말씀이야말로 내 영혼의 영원한 비타민이었습니다.
글로 묶여진 책, 그리고 그보다 더 단단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기에, 나는 거친 세상의 바다에서 몰아치는 비바람과 폭우를 견뎌내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노라 자신 있게 고백합니다. 그 은혜의 글귀들과 찬송의 고백들은 때로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가 되어주었고, 때로는 슬픔의 어둠을 밝혀주는 등대가 되었으며, 때로는 기쁨의 순간을 더 눈부시게 빛내주는 햇살이 되어주었습니다.
젊은 날의 나를 돌아봅니다. 50년 전 청운의 꿈을 품었던 대학 시절, 나는 생계를 위해 묵직한 가방을 들고 길을 누비던 청년 영업사원이었습니다. 가방 가득 누군가의 건강을 채워준다는 자부심과 열정을 담고 낯선 문들을 두드리던 그 시절, 내 가슴을 불타오르게 했던 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민태원 선생의 《청춘예찬》입니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발에 대고 약동하는 피는 청춘의 손을 잡고 미소 짓는 인생의 오직 하나뿐인 귀중한 보배다... 이상을 품은 청춘은 언제나 힘차고 우뚝하다. 인생의 황금시절, 그 우람한 꿈과 불타는 정열은 청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축복이다."
해 저문 거리의 벤치에 앉아 땀을 씻어내며 읽어 내려가던 이 문장들은, 고달픈 현실에 지쳐가던 청년에게 단순한 수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거친 삶을 헤쳐 나갈 힘과 용기를 심어주는 강력한 영혼의 비타민이었고, 내일을 향해 다시 달릴 수 있게 하는 뜨거운 연료였습니다.
그리고 그 열정 뒤에는 언제나 나를 조용히 감싸 안아주시고 이끌어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예배당에서 들려오던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 ㅔ앞에 가신 주를 따라가라”는 강단 위의 뜨거운 설교 말씀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어린 군병 같던 내게 거룩한 담대함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삶의 굽이마다 지치고 낙심할 때면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내 주 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하리”라는 찬송을 나지막이 읊조렸습니다. 그 찬양은 풍랑을 만난 내 삶의 배를 든든하게 잡아주는 영원한 방파제이자 소망의 노래였습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서 어느덧 칠십의 높다란 고개에 올라선 오늘, 서재 한구석에서 빛바랜 노트를 꺼내 다시금 《청춘예찬》을 펼쳐 들고 옛 찬송을 나지막이 불러봅니다. 놀랍게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청년 시절 느꼈던 그 샘물 같은 에너지가 다시금 벅차오름을 느낍니다. 세월의 바람은 이마에 굵은 주름을 남기고 피부를 늙게 할지언정,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비타민을 마신 마음은 결코 시들지 않습니다. 주 안에서 약동하는 마음과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좋은 글과 은혜를 향한 나의 열정 역시 여전히 청년의 그것처럼 뜨겁습니다.
누군가는 청년 시절 영양제와 비타민을 팔고, 평생 글과 은혜라는 비타민을 곁에 두고 살아온 내 삶을 보고 "참으로 비타민과 인연이 깊은 분이구나" 하고 미소 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홀로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참으로 비타민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약병에 담겨 육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비타민도, 종이 위에 새겨져 영혼을 밝혀주는 비타민도,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까지 나의 갈 길을 성실하게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는 비타민도 모두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아름답고 높은 가을하늘이 맑고 푸르게 펼쳐지는 참 좋은 계절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옆에 두고 좋은 책과 말씀, 그리고 은혜로운 찬송을 조용히 펼쳐 들어, 이슬처럼 맑은 영혼의 영양소를 마음 가득 채워 넣기 더없이 좋은 날들입니다. 행간 사이에 숨겨진 따뜻한 진심을 만나고, 주님이 예비하신 오늘과 내일을 함께 거니는 이 소박한 순간이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즐거움이자 축복입니다.
나 역시 이제는 받기만 하는 삶을 넘어,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비타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의 비바람에 지친 이에게는 다정한 위로가 되고, 현실의 벽 앞에 망설이는 힘겨운 이에게는 “앞에 가신 주를 따라가라”는 강건한 용기와 소망을 전하는, 단단하고 따스한 한 알의 비타민 같은 글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 모두 영혼의 비타민을 마음 가득 채워봅시다. 주님이 주신 은혜와 찬송, 그리고 좋은 글 속에서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가슴 설레는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것이야말로 세월을 뛰어넘어 영원히 늙지 않는 청춘을 누리는 인생 최고의 비법이 아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