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기차역 보다는 집창촌과 노숙자들의 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이 발걸음을 선뜻 옮기지 않는 그 곳에서 오갈 데 없는 이들에게 라면을 퍼주던 밥퍼 목사 최일도가 있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라면 한 그릇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한다'는 뜻의 다일공동체를 통해 수천, 수만 그릇의 밥이 되어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다일공동체가 사역을 처음 시작하던 청량리에는 병원이 한 동 서있다. 전액 무료로 운영되는 다일천사병원이다. '밥퍼 사역'과 함께 다일공동체의 대표적인 사역이 된 다일천사병원은 1992년 청량리 주민들의 성금 475,000원으로부터 시작됐다. 한 사람이 100만원씩 후원하는 '천사(1004)운동', 한 명이 1만원씩 모으는 '만사(10004)운동' 덕에 건물을 짓고 2002년 정식 개원했다. 이후로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무의탁 독거노인 등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무료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천사운동, 만사운동은 지금도 이어져 월 1억 5천만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감당해주고 있다.

이 사랑의 운동에 동참할 한인들을 찾고자 지난 2002년 미주에 다일공동체가 세워졌다. 미주다일공동체가 하고 있는 일은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 세워질 다일천사병원과 현재 펼쳐지고 있는 밥퍼 사역을 후원할 천사, 만사 운동 회원을 찾는 일이다. 이와 함께 멕시코에서 매주 밥퍼 사역을 펼치고 있으며 매년 두 차례 '다일영성수련회'를 열고 있다.

아틀란타에서 시작된 미주다일공동체는 남가주에도 지부를 두게 됐고 후원회가 뉴저지, 북가주에도 생길만큼 사역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시애틀에도 찾아왔다. 시애틀명성장로교회에서 다일천사병원 5주년 기념 후원음악회를 가진 것이다. 서원섭 전도사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미주다일공동체 홍보대사인 하덕규 교수, 손영진 사모를 비롯해 워싱턴주장로성가단이 연주를 들려줬다. 손영진 사모는 '우리', '나의 하나님', '찬양 주님을 찬양' 을, 하덕규 교수는 '사랑일기', '가시나무', '자유' 를, 워싱턴주장로성가합창단은 '여호와 우리 주여', '날 오라 하신다', '주의 자녀들아 노래하라' 찬양을 들려줬다.

미주다일공동체 박종원, 박상규 목사는 "미주 한인들의 후원으로 다일공동체 사역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오갈 데 없는 이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펼치는 다일천사병원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시애틀명성장로교회 김원일 목사는 이 자리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있는 다일천사병원을 돕기 위해 후원음악회를 준비했다."며 "이번 음악회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다일공동체 사역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주다일공동체는 이번 음악회에 이어 내년도에는 시애틀에 후원회를 조직한다. 초대 회장에는 김원일 목사가 추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