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10일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위치한 스톤월 국립기념지(Stonewall National Monument)에서 게양되던 무지개 깃발을 철거했다. 이곳은 1969년 발생한 스톤월 사건(Stonewall Riots)의 현장으로, 현대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발상지로 평가받는 상징적인 장소다.

스톤월 사건은 1969년 6월 28일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게이 바 '스톤월 인(Stonewall Inn)'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의 급습에 맞서 집단적으로 저항한 사건이다. 당시 성소수자들은 반복되는 경찰의 단속과 차별에 시달렸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성소수자 권리 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이는 이후 매년 6월 열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 의 기원이 됐고, 스톤월 인은 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국립기념지로 지정됐다.

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 공동체의 상징으로, 스톤월 기념지에서 미국 국기와 함께 게양돼 왔다. 그러나 최근 국립공원관리청(NPS)은 "모든 국립기념지에서 깃발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이유로 무지개 깃발을 철거했다. 해당 장소에는 미국 국기만 게양할 수 있다는 규정이 적용된 것이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국가 최초의 성소수자 역사 기념지에서 무지개 깃발을 제거한 것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립공원관리청은 "특정 기념지에만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국립기념지에 동일한 규정을 적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부터 스톤월 인에는 깃발 철거에 항의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브래드 호일먼시걸 맨해튼 자치구청장은 "12일 공무원과 시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스톤월 기념물에 다시 무지개 깃발을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정부 기관에서 성소수자 관련 언급이나 상징을 삭제하는 조치를 추진해 왔다.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정부 기관들은 홈페이지에서 트랜스젠더, 퀴어, 간성 등 성소수자 관련 단어를 삭제했다. 이번 무지개 깃발 철거는 성소수자 권리와 관련된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