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우리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자석이 아니라, 하나님을 가리키는 나침반으로 부름을 받았다.” 존 스토트(John Stott)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사역과 신앙의 본질이 담겨 있다. 자석은 사람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긴다. 가까이 오게 만든다. 연예인이나 아이돌처럼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이 시대 사람들 또한 자석 같은 지도자를 원한다.
[2] ‘말 잘하는 설교자’, ‘카리스마 있는 리더’, ‘영향력 있는 유명인’,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역자’ 등등.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람을 끌어모으는 능력”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다. 심지어 교회도 숫자와 규모로 사역의 열매를 판단하려 한다.
반면 나침반은 사람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기지 않는다.
[3] 나침반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한쪽 방향’을 가리킨다. 그리스도인과 사역자로서의 부르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사람을 나에게 묶어두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는 존재이다. 복음은 결코 사람을 인간 지도자에게 붙들어 두는 종교가 아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분열을 보며 이렇게 탄식한다.
고전 1:12–13절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4] “너희가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속하였다 하니…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사람들이 바울을 따르고, 아볼로를 따르며, 인간 지도자를 중심으로 신앙을 재편하려 할 때 바울은 단호히 말한다. 그리스도만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말이다. 사람을 붙잡는 순간, 하나님을 가리키는 방향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5] 성경 속에서 가장 나침반 같이 산 인물은 세례 요한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몰려오는 인기 있는 설교자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지 않았다. 요즘 설교 잘해서 인기를 얻어온 목사처럼 은퇴비를 많이 요구해서 물의를 빚지도 않았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
[6] 요한은 사람들의 시선을 자신에게서 예수께로 돌린 지도자였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
이것이 ‘나침반의 영성’이다.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보게 하는 것이다.
세례 요한은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자기를 보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예수께로 가도록 이끌어 주었다.
[7] 그렇다. 나침반은 사람을 소유하지 않는다. 방향을 제시할 뿐이다.
바울도 동일한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주 되신 것과 또 예수를 위하여 우리가 너희의 종 된 것을 전파함이라”(고후 4:5).
바울 사역의 핵심은 “내가 누구냐”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누구시냐?”였다.
[8] 사람을 끌어모으는 자석 같은 사역은 결국 “나의 플랫폼”을 세우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지향하는 나침반 같은 사역은 “하나님의 나라”를 세운다.
오늘 시대는 ‘팔로워’의 시대이다. 사람들은 유명한 사람을 따르고,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신앙이 예수님이 아니라, 어떤 목회자, 어떤 리더, 어떤 공동체 문화에 묶이는 경우가 많다.
[9] 인물 좋고 설교 잘하고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 목사들을 교주처럼 따르는 성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 사람이 실망을 주거나 공동체를 떠나게 되면, 그동안 그를 좇아온 성도들의 신앙도 함께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나침반이 아니라 자석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등산객이 산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안내자가 아니라 지도를 붙잡아야 하듯이, 성도는 인간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따라야 한다.
[10] “우리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자석이 아니라, 하나님을 가리키는 나침반으로 부름을 받았다.”
존 스토트의 이 문장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하나님의 사역자라면 누구나가 다 사람을 끌어모으는 자석이 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가리키는 나침반으로 서야 한다.
[11] 그리고 세례 요한처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또한 바울처럼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전파하지 아니하고 오직 그리스도 예수를 전파한다.”오늘부터 사람들을 내게로 끌어당기는 ‘자석’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 살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