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탁월한 기독 영상을 통해 하나님 나라 확장과 잃어버린 영혼 구원에 매진하는 김상철 감독이 이용규 선교사와 공저한 『부활』(규장, 2020) 이라는 책에서 읽은 글이다. 김 감독은 내가 존경하는 헬렌 로즈비어(Helen Roseveare) 선교사를 만나기 위해 북아일랜드까지 찾아간 사람이다. 그가 그녀를 만나러 거기까지 간 이유는 ‘첫 마음’(첫 사명)을 회복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세상에 많은 이들이 다양한 직책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2] 하지만 처음 마음대로 살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 김상철 감독 역시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헬렌 로즈비어 선교사에게 질문하고 싶었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되지만, 그분을 만나면 왠지 답을 찾을 것 같았다.
마침내 선교사를 만난 그가 질문을 했다.
“어떻게 처음 마음을 회복할 수 있습니까?”
[3] 헬렌 선교사는 그의 질문에 간단히 답해주었다.
“처음 마음을 회복하려면 성경을 많이 읽고 기도를 해야 합니다.”
뻔한 대답에 만족할 수 없었던 김 감독이 다시 질문했다.
“선교사님, 저는 그 말씀을 들으려고 이곳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힘들 때는 기도도 되지 않고 말씀도 들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헬렌 로즈비어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콩고의 정글 감옥에 있을 때 엄청난 일들이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비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때 저는 성폭행을 당했고요. 5개월 동안 감옥에 있으며,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고, 여성으로서 수치를 당했습니다.”
김 감독은 실제로 그녀가 갇혀있던 한 평도 되지 않는 매우 열악한 감옥까지 다녀왔다.
[5] 헬렌이 계속 말을 이었다.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 하나님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을 때 제 마음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헬렌, 너 내게 감사할 수 있겠니?’ 그때 저는 바로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감사할 수 없어요. 저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세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까지 와서 복음을 전했는데 제 동료들은 순교했고, 저는 성폭행을 당했어요. 하나님 같으면 감사할 수 있으시겠어요? 저는 감사할 수 없어요.’”
[6] 헬렌 로즈비어는 깊은 숨을 몰아쉬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말을 했는데 다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어요. ‘그럼 헬렌, 내가 너를 믿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할 수 있겠니?’”
지금까지 자신이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도 자신을 믿고 계신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고 했다.
[7] 콩고에 와서 그녀가 겪은 수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곳에 남아 주의 사명을 잘 마칠 것이라고 믿어주셨다면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고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 마음을 회복하려면 하나님이 당신을 믿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8] 그때 인용한 말씀이 고린도후서 4장이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9] 그래서 김 감독도 어려움이 생기면 ‘하나님께서 자기를 믿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한다’라고 고백했다.
이 신앙고백은 헬렌 로즈비어 선교사가 그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처음 마음은 감정의 열기가 아니라 ‘관계의 신뢰’에서 회복된다.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붙잡느냐보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신뢰하시는지를 깨닫는 순간 사명은 다시 살아난다.
[10] 하나님이 나를 신뢰하신다는 것은 그분이 나를 굳게 붙잡아주신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신뢰는 흔들릴지라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손길은 요동치 않고 견고하다.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이 여전히 나를 신뢰하고 계신다면, 그 신뢰에 응답하는 삶이 곧 처음 마음을 지키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든 부동의 하나님 손길만을 굳게 신뢰하면서 처음 마음과 사명을 잘 지켜나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