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예수님 안에서 참 좋은 날입니다.

어제는 카스코에서 장을 본 후, 겨울용품 후원 요청을 위한 공문을 발송하기 위해 우체국에 들렀습니다. 미리 찾아둔 하트 그림 우표가 몇 장 남아 있지 않아 "Thank you"라고 적힌 우표를 구입해, 준비된 편지봉투에 한 장 한 장 붙이며 기도했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둥지 사역'이 다시금 알려지고, 새로운 동역자들이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후 디너롤을 사러 갔는데, 마침 세일 중이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김순이 권사님께서 사비로 사 오셨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과 물질로 섬겨주시는 분들 덕분에 둥지의 사역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습니다.

어제는 세 분의 봉사자님이 참석하지 못하신다고 연락을 주셨는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또 다른 세 분을 보내주셔서 빈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아침 일찍 가장 먼저 도착하신 이인숙 권사님은 제가 순복음타코마제일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길 때 여러모로 큰 도움을 주셨던 분이십니다. 그 교회를 개척하신 이용우 목사님의 처형이시기도 합니다.

또한 이해원 장로님과 박은실 권사님은 현재 제가 섬기고 있는 개척교회, 시애틀물댄동산교회의 성도님들로서 매주 레이크우드에서 린우드까지 먼 거리를 오가며 예배를 드리고 계십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빈자리를 예비하신 분들로 채워주시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과 필요를 다 알고 계시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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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남쪽 밥상 사역을 시작했을 때는, 노숙인분들이 먼저 와서 제가 가져온 음식을 교회 안으로 옮기는 일을 기꺼이 도와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제가 덩치가 커서 그런지, 잘 도와주지 않아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평소 횡설수설하고 잘 돕지 않던 Kenneth라는 노숙인(항상 형광색 안전복을 입고 오는 분)이 열심히 도와주어, 제가 "천천히 하세요"라고 말릴 정도였습니다.

교회 마당에서 몇몇 노숙인들이 담배를 피우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이들을 제지해야 할지 고민도 되었습니다. 성도님들의 불편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둥지의 나눔 사역을 위해 교회를 개방해 주신 Allen 목사님의 넓은 마음을 생각하면 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현재 남쪽 밥상에는 노숙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습니다. 그동안 이경호 목사님께서 쉘터에서 예배와 성경공부를 인도해 오셨는데, 며칠 전 그 고민을 북쪽 밥상의 정득실 목사님과 빌문 이사님께 나누었더니, "지금은 목요일 나눔 사역에 오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Subway 같은 곳에서 먼저 모임을 가져보면 어떻겠냐"는 좋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늘 찾아오는 몇몇 노숙인들에게 "수요일마다 말씀도 나누고, 친교도 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더니, 몇 분이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이날 김순이 권사님께서 이불 몇 채를 가져다 주셨는데, 금세 노숙인분들이 달라 하셨습니다. 한 분이 먼저 갈색 담요를 찜해 두었는데, 곧 Greg이라는 친구가 와서 같은 색 담요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건 다른 분이 먼저 정하셨다"며 꽃무늬 이불을 권했더니, "너무 여자 이불 같다"며 거절하더군요. 그래서 흰색 이불을 드렸는데, 정작 갈색 담요를 달라던 친구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Greg에게 그냥 줬을걸...' 하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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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랜만에 쉘터 두 곳을 방문해 도시락을 나누어 드리며, 새롭게 계획 중인 모임에 대해서도 안내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숙인분들이 찾기 쉬운 Subway 매장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S Hosmer St 매장은 모임 장소 제공은 어렵지만, 샌드위치를 구매하면 음료수를 무료로 주겠다고 했고, Parkland교회 근처 매장은 모임은 가능하지만 할인은 없으며, 다른 손님이 오면 자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 제 마음에 자주 떠오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 (누가복음 10장 2절)

교회와 둥지 사역 모두 일꾼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늘 필요한 때에 사람을 보내주십니다. 어제 새롭게 참여해 주신 분들을 통해 그 은혜를 다시금 깊이 느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