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에 들어왔습니다. 색이 바뀐 나뭇잎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보다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이 더 많은 날입니다. 그 잎들이 자신의 임무를 잘 마치고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변하여 떨어지는 것이 참 아름답습니다. 저의 삶도, 그리고 형제의 삶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해 마치고 하나님 나라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들어가게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형제와 나눌 말씀의 주제는 "왜 일은 이렇게 힘든 걸까요?"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면 일을 해야 합니다. 자기의 삶을 책임져야 할 뿐 아니라 때론 부모와 배우자, 자식들의 삶도 책임져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이 놀이처럼 즐거우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삶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부담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특별히 이민자들의 1세 부모님은 많은 시간을 몸에 부담을 주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중에는 질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세대들은 심한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전히 일이 힘들다고 하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불안정한 시대에는 감원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살면서 형제와 제가 일하는 것이 즐거움이고, 행복이고 특권이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말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일 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존재한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갈 수 있습니다. 눈을 떴는데 내가 필요한 곳도 없고, 세수할 필요도 없을 때 마음에 드는 생각은 무기력입니다. 우리는 팬데믹 기간 이런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갈 데가 없고,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을 이유가 없는 삶을 살아 보았습니다. 그 기간 몇 일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날이 몇 달을 지속하니 몸도 마음도 망가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르신 중에는 그 기간 많은 기능을 잃어버리시고 전과 같은 삶으로 회복하지 못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먼저 아담과 하와가 지은 최초의 범죄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들의 최초의 일은 에덴에서 잘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먹을 과일들을 따고, 동물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풍족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돌봐 주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죄로 인해서 에덴에서 쫓겨나게 되고, 땅은 저주받아 사람이 죽을 만치 힘들게 일을 해야 겨우 먹을 것을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 저주 아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을 다해 일을 했음에도 한순간에 다 잃어버릴 수도 있고, 불안정한 사회 때문에 하던 일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일을 사명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주셨고,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을 높이고, 세상을 축복하게 하는 통로가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듯한 의미 없는 일인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하나님은 그 일을 통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시고, 하나님의 큰 그림 속에서 하나의 퍼즐 한 조각을 담당하는 사명을 부여하셨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일이 힘든 것은 그 일이 의미가 없고, 보람도 없고, 해봤자 티도 안 나고, 수고에 비해 얻는 것이 턱없이 적다고 느껴질 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명이라 여기고, 그 일의 자리가 하나님을 예배 하는 자리이자 축복의 통로가 되는 자리라 여길 때 우리의 일은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가 에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여러분의 모든 일터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에덴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