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렐루야! 예수님 안에서 참 좋은 날입니다.
이제는 트래픽이 좀 익숙해져서 차 안에서 말씀도 듣고, 찬양도 듣고, 기도도 하면서 기쁘게 오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코스트코에 갔다가 과자 상자 세일에 정신이 팔려 컵라면 사는 것을 깜빡했는데, 노숙자분들이 아쉬워하실까 봐 과자를 한 봉지 더 넣어주신 이사장님의 마음이 참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많이 사려고 바나나를 한 송이에 여러 개 붙은 것을 골랐는데, "조금 붙어 있더라도 크고 잘 익은 걸 사 오라" 하시는 김영신 권사님의 말씀에 또 한 번 감동받았습니다.
여자친구 리사(Lisa)와 함께 작은 트레일러에서 지내는 조슈아(Joshua)는 늘 다른 노숙인들의 도시락까지 직접 챙겨주며 도와주는데, 마음 씀씀이나 행동이 저보다 낫습니다.
그런데 리사에게 물어보니, 트레일러를 계속 한곳에 세워둘 수 없어서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하루빨리 이들의 주거 문제가 해결되기를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어렸을 적 마피아 동네에 살았을 것 같은 분위기의 토니(Tony)라는 분은 지난주부터 어느 주유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옷이 너무 허름해 보여서 "옷이 괜찮으시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네요. 이럴 땐 옷을 사드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쪽밥상'이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그런지, 어제는 도시락을 달라고 교회까지 찾아오신 노숙인분들이 많아 남는 도시락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염이 멋진 한 노숙인분께 기도해 드렸더니, "기도에는 힘이 있다"며 오히려 저를 격려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어리버리해도 알아서 척척 도시락 패킹을 마치는 봉사자님들 덕분에, 권영순 권사님과 이사장님이 준비해 주신 비빔밥 생일밥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계속 도시락을 달라는 분들이 늦게까지 찾아오셔서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네요.
식사 후에는 앞으로 침낭 같은 겨울용품을 언제, 어떻게 나눠드릴지 상의했습니다.너무 일찍 나눠드리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셔서, 12월 초가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대신 창고에 있는 헌옷들은 미리 조금씩 나눠드리기로 했고, 물품 주문 배송지는 박영휘 장로님 댁에서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남은 도시락을 가지고 도서관에 갔는데, 사서들의 눈치를 살짝 보며 노숙자분들에게 나오라고 손짓하니 몇 분이 기쁘게 나오셨습니다. 터줏대감 같은 '애디(Addy)'라는 분의 이름을 이경호 목사님께서 알려주셨는데 제가 기억이 안 나서 물었더니 약간 놀라시더군요. "내 이름을 모르다니..."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제가 사실 이름을 잘 못 외웁니다.) 그래서 어제는 그분들에게 이름을 물어봤는데, 지금은 아무도 기억이 안 납니다.

길 가다가 만난 한 흑인 노숙인 청년의 이름은 기억이 납니다. 이름이 '티(Tee)'였는데, 마음이 좀 무거워 보이긴 했지만 정신이 또렷해 보여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니 인도 한복판에 이불을 덮고 다리를 떨고 있는 덩치 큰 흑인 청년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구멍이 송송 뚫린 막대사탕처럼 생긴 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그곳에 머리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온전치 않아 보였습니다. 도시락을 직접 가져다줄까 생각했지만, "되도록이면 노숙인이 차까지 걸어오게 해서 도시락을 주라"는 이경호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라 그렇게 했습니다.
다행히 그 청년도, 옆에 누워 있던 여성 노숙인분도 "밀(Meal)이 있다"고 하니 간신히 몸을 일으켜 차까지 걸어와 도시락을 받았습니다. 기도해 드리고, 찻길 안쪽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Seattle Overnight Printing' 사장님(형제교회 데이빗 서 안수집사님)께서도네이션해 주신 포스터 인쇄물을 어디 붙일지 고민하다가 팔도월드에 들렀습니다.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데이빗 서 안수집사님과 권사님을 직접 만나 반갑게 인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도 전했습니다. 다른 반가운 분들도 많이 만나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코웨이 매장의 박영애 집사님께서 가위를 주시고, 옷가게 사장님이신 집사님께서 스카치테이프를 주셨습니다. 포스터를 붙이려고 보니 게시판이 꽉 차 있었는데, 화장품 가게 사장님께서 "내 가게 앞 진열대에 두면 더 잘 보인다"며 자리를 내주셨습니다.
순복음타코마제일교회 호승자 권사님도 오랜만에 만나 과일 선물도 받았고, 박영애 집사님께서 빵도 사주셔서 은혜가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마침 팔도 맞은편 주유소가 저희 교회 성도님의 사업장이라 그곳에도 포스터를 한 장 붙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도시락 한 개는 찻길에서 구걸하던 여성 노숙인에게 드라이브스루로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정득실 목사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세일 중인 겨울 침낭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려 했는데, 이미 매진이었네요.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평안한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