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랜타 섬기는교회에서 나아만 장군을 구원한 무명의 소녀에 대한 말씀을 전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이 어린 소녀는 전쟁 중, 아람 땅에 사로잡혀 온 포로였습니다. 전쟁은 언제나 이별을 낳습니다. 그녀는 부모와 친척, 친구를 떠나 낯선 땅 아람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조금만 상상해 보아도, 그녀가 겪었을 두려움과 외로움, 좌절과 낙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녀의 낙담한 모습을 단 한 줄도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나아만 장군의 아내를 섬기는 종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나아만 장군은 아람 왕 앞에서 존귀한 사람이었고, 나라를 구한 큰 용사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병 환자였습니다(삼하 5:1).
나아만이 존귀한 사람이었다면, 그의 아내 역시 존귀한 여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이 자신을 시중드는 여종으로 이스라엘에서 잡혀온 어린 소녀를 선택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조금의 거룩한 상상력을 더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무명의 소녀에게서 우리는 영혼을 구원하는 놀라운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지혜는 긍정적인 태도에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긍정적인 태도로 섬겼습니다. 그녀의 마음에는 분명 슬픔과 그리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감정을 이겨내고 여주인을 밝고 맑은 얼굴로 성심껏 섬겼습니다. 만약 그녀가 불평과 원망 속에 살았다면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것입니다. 우리의 얼굴 표정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표정과 분위기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읽습니다. 긍정적인 태도는 가장 강력한 비언어적 소통입니다. 여주인은 수많은 종들을 보아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서 잡혀온 어린 소녀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부지런하고 믿음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영혼이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 안의 불평을 기적으로 바꾸는 조용한 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둘째, 지혜는 머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머무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성경 속 훌륭한 인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은 환경을 탓하지 않고, 머무는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요셉이 그랬습니다. 보디발의 집에서도, 감옥에서도, 애굽의 총리가 되었을 때에도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어린 소녀는 머무는 장소에서 하나님과 함께 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인식할 때, 머무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브라더 로렌스는 “거룩함은 장소에 있지 않다.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셋째, 지혜는 집착을 내려놓는 데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매달리는 것은 지혜가 아닙니다. 그녀는 변화시킬 수 없는 과거에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우리도 인생을 돌아보면, 바꿀 수 없는 일에 매달려 많은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꿀 수 없는 것에 힘을 쏟지 않을 때, 우리는 오늘 해야 할 일에 온 힘을 다할 수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을 만큼 성숙했습니다. 리처드 로어는 “성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평화롭게 받아들이는 능력이다.”라고 말합니다.
넷째, 지혜는 성심을 다한 사랑에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성심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사랑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그녀는 나아만의 아내를 사랑하며 섬겼고, 나아만 장군의 고통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사랑은 관심입니다. 관심은 관찰을 낳습니다. 그녀는 관찰하는 중에 나아만 장군이 나병에 걸린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엘리사 선지자를 소개했습니다. 그녀의 여주인에게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그의 여주인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왕하 5:3). 그 당시에 나병은 불치병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으로 엘리사가 나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작은 여종이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큰 사랑이었습니다. 마더 테레사는 “우리가 큰 일을 할 수 없다. 다만 작은 일을 큰 사랑으로 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섯째, 지혜는 머무는 곳에서 선교적 삶을 사는 데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머무는 곳에서 선교적 삶을 살았습니다. 가장 보람 있는 삶은 영혼을 구원하는 삶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머무는 곳을 영혼 구원의 현장으로 삼았습니다. 성심을 다한 섬김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고난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를 믿었습니다. 그녀의 전도는 거룩한 모험이자 생명을 건 선교였습니다. 나아만이 고침받지 못하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명보다 나아만의 구원을 더 원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은혜로 나아만은 나병에서 고침받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복음이 되어야 합니다. 마더 테레사는 “당신의 삶이 복음이 되어라. 당신이 말하기 전에 그들이 사랑을 보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어린 소녀에게 배우는 지혜는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머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입니다. 집착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성심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머무는 곳에서 선교적 삶을 사는 것입니다. 무명의 소녀처럼, 우리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 중 아직 하나님을 모르는 분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복음을 전하길 바랍니다.
목양실에서 강 준민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