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제자가 공자에게 세상이 바로 되는 방법을 물었을 때 공자가 대답한 것이 정명(正名) 사상, 즉 모든 사람이 자기답게 되는 것이라 했다.
구체적으로 君君, 臣臣, 父父, 子子, 兄兄, 弟弟(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고, 형은 형답고, 아우는 아우답게 사는 것)라는 것이다.
우리에겐 여러 가지 호칭(타이틀)이 주어진다. 가정 안에서의 역할(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도 있고, 직장에서의 직책과 직위가 있으며, 교회에서의 직분(장로, 집사, 평신도)이 있고, 각종 사회단체에서의 타이틀(회장, 총무, 서기, 간사, 회계 등)이 있다. 그 장소에서의 타이틀에 합당하게 처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싶다(욕구 지향성)'를 극복하고 '-답다(당위성/본분)'에 충실할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때 가정 안에서 아버지답게 산다면 그는 가정인으로서 성공하는 것이다. 알면 쉬운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여러 가지 도리가 있을 것이다.
<명심보감>에서 인용하여 <아버지보감> 혹은 <아버지의 성공보감>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그 구체적 실천 항목을 찾아보기로 하자.
①자녀들에게 돈보다 귀한 것이 있음을 가르치라. 돈을 무시하고 산다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실패자의 변명일 것이다. 돈의 힘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돈보다 귀한 것,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생명과 사랑이 그런 것이다.
②가급적 이른 귀가를 습관화해야 한다. 아버지의 자리를 늘 지키도록 해야 한다.
③급한 일이 있을 때는 하나님을 찾도록 지도해 주자. 사방이 막히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절망하게 된다. 그렇지만 위를 쳐다보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이 세상에 하나님이 안 계신 곳은 없다. 하나님은 한쪽 문을 닫을 때 대개 다른 쪽 문을 열어주신다.
④자녀의 눈높이를 인식하라. 위에 서서 지시하고 호령하는 사람은 대개 독재자다. 밑에서 말하는 사람은 낮은 계층에 속한 사람일 것이다. 아버지는 자녀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좋다. 때로는 무릎을 꿇고 자세를 낮춰야 제대로 보이는 그림도 있다.
⑤사이비 종교와 이단에 주의하라. 이단은 거의 다 비슷한데 끝에 가서 어딘가 한두 군데가 다른 것이기에, 속고 속이기 쉽다. 안 믿는 것보다 잘못 믿는 것이 더 위험하다. 분별력은 갖고 바른 신앙을 갖도록 지도해줘야 한다.
⑥바른 자녀 교육에 힘써야 한다. 자녀들은 듣는 것보다 보는 것에서 더 배운다. 좋은 말도 때로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다. 말을 통해서는 약간 배우고, 행동을 통해서는 많이 배우며, 인격을 통해서는 전부를 배운다.
⑦회초리를 지혜롭게 사용하라. 회초리가 없으면 자식을 망친다고 한다. 잘못이 있을 때는 회초리를 댈 수 있는데, 사전에 잘못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인정이 있는 다음에 대야 한다. 아동학대로 오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경에도 "매를 맞아 멍든 상처는 악을 없애고 매질은 뱃속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할 것이다(잠 20:30)"라고 가르치고 있다.
⑧자녀의 기질을 알아두는 게 좋다. 다혈질, 담즙질, 점액질 및 우울질의 어느 기질인가? 혈액형은 어떠한가? 등 자녀의 성격적 특징을 알면 교육하는 데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취사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⑨자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하라. 종은 울려야 종이고, 사랑은 표현되어야 사랑이다. 이심전심을 너무 믿지 말라.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 난다. 사랑의 물은 퍼낼수록 더 깊어지고 그 양도 많아진다.
⑩예수 믿는 이웃을 섬기는 기쁨을 보여주라. 아버지의 건전한 신앙생활은 자녀에게 큰 유익이 된다. 하나님을 깊이 의지하는 아버지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하게 된다.
⑪아버지가 되는 것은 필요한 시간에 정위치에 있어 주는 것이다. 고아의 슬픔은 먹고 마시는 것의 결핍이 아니라 어려움을 당할 때 부를 이름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자녀에게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아버지가 바로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⑫자녀가 닮고 싶은 아버지가 되어주라. 우리는 종종 자녀에게 아버지를 닮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나를 닮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되자.
⑬아버지는 자녀 앞에서 영적 권위를 지켜가라. 부드럽지만 강하고 용납하고, 사랑하지만 따끔한 훈계도 있는 냉·온탕의 아버지가 되는 게 좋다. 권위주의는 버려도 권위는 지켜야 한다. 아버지에게는 하나님을 대리하여 자녀를 축복하고 훈육하는 특별한 권위가 있다.
⑭아버지는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선생(스승)이다. 가정은 자녀에게 최초의 학교이고, 아버지는 최선의 스승이다. 사랑과 친절과 인내와 용기와 믿음을 가르쳐야 한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