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주의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연설 도중 총격으로 사망한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이 지난 2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수십만 군중의 애도 속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커크의 아내 에리카 커크는 남편을 살해한 살인범에게 '용서의 메시지' 전해 뭉클한 감동을 줬다. 

에리카는 "나의 남편은 자신의 생명을 앗아간 사람과 같은 청년들을 구하려 했다"며 "그 젊은이를 용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바로 그리스도가 하신 일이며 찰리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증오에 대한 답은 증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말씀하셨듯이, 나도 그를 용서한다"며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이고, 찰리가 했을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복음이 가르쳐주는 답은 사랑이며, 언제나 사랑이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에리카가 남편을 대신해 전한 '용서의 메시지'는 추모식에 참석한 수십만 군중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커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커크가 생전에 전 세계 청년들에게 일깨워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증오를 덮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식 추도사에서 커크를 "미국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라고 표현하며 "역사가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찰리 커크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마음을 울렸다"고 말한 뒤 "서울에서는 군중이 성조기를 흔들며 '찰리 커크를 지지한다'고 외쳤다"고 한국을 언급했다. 

지난 10일 유타 밸리 대학교 캠퍼스에서 연설 도중 성 소수자를 옹호하는 청년이 쏜 총에 사망한 찰리 커크는 보수적 관점에서 청년들의 의식을 깨우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18세에 설립한 청년 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를 통해 성경에 기초한 보수적 가치를 젊은 세대에게 전파해 대학 캠퍼스에서 유독 존재감이 빛났다. 

커크의 이름이 미국 사회와 정계에까지 각인된 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캠페인을 지원하며 주요 격전지마다 보수층 결집에 큰 역할을 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주창하며 동성애, 낙태 등 좌파적 정책에 반대한 것이 보수층의 의식을 흔들어 차세대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때때로 미국 내 좌파진영과 정면 충돌하며 갈등과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성 소수자와 젠더 문제에 있어 그의 강경한 태도가 극렬 좌파진영으로부터 증오와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히게 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커크가 극렬 주의자로 보이는 청년의 총격을 당하게 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미국 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총격 살인 용의자로 붙잡힌 22세 남성 타일러 로빈슨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렌스젠더 연인과 동거 중이었다고 한다. 또 그가 자신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난 그(커크)의 증오(hatred)에 질렸다. 어떤 증오는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보도대로라면 살인 용의자가 커크의 반 동성애 메시지에 강한 적대감을 품고 살인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적대적 감정으로 그쳤어야 했다. 살의와 살인 감행으로 옮긴 건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인간이 누굴 죽도록 미워하는 감정을 품는다고 감히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을 저지르진 않는다. 

그런데도 국내 일부 언론은 아직도 커크를 향해 '극우'라는 정제되지 않은 도발적 언어로 조롱하는 모습이다. 그가 하는 말이 가는 곳마다 논쟁과 갈등을 일으켰고 '증오'의 정치로 미국 사회에 깊은 분열을 남겼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그건 커크를 반대하는 진영이 만들어낸 논리일 뿐이다. 

커크는 보수의 가치를 전파했을 뿐 폭력을 사주하고나 증오와 혐오를 선동한 적이 없다. 그런데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극우'라는 낙인을 찍는 건 좌파적 시각과 충돌하는 모든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일방 매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걸 일부 언론이 무작정 편들고 있는 거다.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를 대하는 좌파 매체들의 논조 또한 대동소이하다. 이들은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이끈 손 목사를 내란을 찬양하는 '극우'로 지칭한다. 그러니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도, 구속 영장 발부도 다 정당하다는 논리다. 

총격으로 살해당한 커크와 압색에 이어 구속된 손현보 목사 모두 그들 표현대로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에 분열을 조장한 '극우'라고 치자. 그렇다고 총격 살해범의 범죄가 정당화되고, 목회자에게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한 판사를 찬사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미국도, 한국도 진리 대 비진리, 정의와 불의 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고린도전서 13장 7절에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라고 했다. 커크의 아내가 범인을 용서한 것처럼,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증오를 덮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