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가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여성 전용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도입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주지사는 지난 22일 상원 법안 8호(SB 8), 일명 ‘텍사스 여성 프라이버시법(Texas Women’s Privacy Act)’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19대 11로, 하원에서 86대 45로 통과됐으며, 오는 12월 4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법안은 다중 이용 사적 공간을 반드시 ‘단일 성별 전용’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주 교정국이 수감자를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수용 시설에 배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가정폭력 여성 피해자 보호소에는 남성의 입소를 금지했으며, 예외적으로 17세 이하 남성 청소년이 여성 피해자의 자녀일 경우만 허용된다.

위반 시 첫 번째는 2만 5천 달러, 이후에는 건당 12만 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률 비영리 단체 ‘자유수호연맹(ADF)’ 소속 변호사 사라 베스 놀란은 “여성과 소녀들은 젠더 이데올로기를 이유로 사생활과 안전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법안 통과는 여성 전용 공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로 텍사스는 정부 소유 건물에서 자가 선언적 성별 정체성에 따라 성별 분리 공간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미국 내 일곱 번째 주가 됐다. 앞서 같은 규제를 시행한 주는 아칸소, 플로리다,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유타, 와이오밍이다.

이 밖에도 앨라배마, 아이다호,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등 최소 여덟 개 주는 K-12 공립학교와 일부 정부 건물에서 성별 자가 인식에 따른 공간 이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아이오와·켄터키·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버지니아는 K-12 학교에 한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트랜스젠더 학생과 수감자의 공간 배정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2022년 펜실베이니아대학 여자 수영팀 선수들은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윌) 토마스와 탈의실을 함께 사용해야 했다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2021년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 학군에서는 ‘젠더 플루이드’ 남학생의 학교 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아미 이치카와 ‘우먼 투 우먼(Woman II Woman)’ 대표는 여성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 중 “남성 출생자 44명이 여성 교도소로 이전해 여성 수감자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아기가 태어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하며 현행 정책의 심각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