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절반가량이 의사의 조력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행위를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고통스러운 말기 질환에 직면한 사람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감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32%는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응답했으며, 1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는 의사가 말기 환자가 생을 마감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고, 31%는 이에 반대했으며, 14%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미국인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3%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콧 맥코넬(Skott McConnell) 대표는 "몇 년 전 비슷한 조사를 했을 때도 절반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며 "당시에는 '잘 모르겠다'라는 선택지가 없어 67%가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7%가 '잘 모르겠다'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교회 출석 빈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성인과 거의 참석하지 않는 성인 모두 58%가 조력 자살을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주 1회 정도 출석하는 응답자는 40%, 한 달 1~2회 또는 종교적 명절에만 참석하는 응답자는 44%가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맥코넬 대표는 이에 대해 "예배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은 종교적 필터 없이 답했을 가능성이 크고, 정기적 참석자는 고통 경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성경적 원리보다 현재의 고통 완화를 중시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조력 자살, 안락사, 의사 조력 죽음(Medical Assistance in Dying) 등으로 불리는 제도의 합법화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델라웨어주가 '론 실베리오/헤더 블록 임종 선택법'을 통과시키며 미국 내 11번째로 조력 자살을 허용한 주가 됐다. 메이어 주지사는 당시 서명식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불필요한 고통 없이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미생명권리협회(National Right to Life)는 성명을 통해 "델라웨어의 새 법은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 회장 캐럴 토비아스는 "조력 자살 법안은 사회의 가장 취약한 구성원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말기 환자 논의는 완화의료, 호스피스, 돌봄 지원에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코넬 대표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성경은 생명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가르치며, 인간이 하나님보다 먼저 생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편 104편과 요한계시록 1장의 말씀을 인용하며 "죽음과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