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을 듣는다. 최근 셋으로 나눠진 교협의 대표들이 모여 연합을 의논한다고 들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논의들이 잘 되길 바란다. 그러나 각 그룹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고 차기 회장 내정 등 다양한 현실적 난제들을 극복해야 할 것이니 쉽지 않을 거다. 어렵고 복잡하지만, 지혜와 믿음 그리고 겸손으로 꼭 하나가 되는 역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현재 남가주 각 교협 관계자는 하나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성도들의 뜻이라는 대의명분에 모든 걸 걸었으면 좋겠다. 흔히 말하는 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하나 되는 길은 요원하다. 통합의 자리에서 자신의 논리만 주장하면 통합을 거부하는 것이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욕심과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리는 참된 용기를 기대한다.
성도가 하나 되고 연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첫째, 교회가 하나 되는 것은 하나님 뜻이다(요17:22-23, 엡4:1-6, 고전1:10-13). 둘째, 대사회적 사명이다. 경쟁과 다툼이 아닌 협력과 사랑으로 세상의 본이 되어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거룩한 양보가 절실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회의 분열은 지탄받았고, 교회 연합은 환영받았다. 특히 지금처럼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이 추락하는 시점에서, 나뉘어 쟁투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매우 중요한 선교적 과제다.
한국교회사에 다양한 연합의 역사가 있다. 선교 초기에, 선교사들은 선교사역의 협력을 위해 1905년에 선교부 통합공의회를 조직했다. 그러다가 여러 과정을 겪으며 조선예수교 연합공의회로 통합되어 협력했다. 당시 선교 상황은 복잡했다.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출신의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왔었다. 지역이나 교단이 하나 되기 어려웠지만 하나가 되었다.
당시 연합은 선한 영향력을 남겼다. 선교지역 분할로 불필요한 경쟁을 피함으로 효과적인 선교를 했다. 충청도와 강원도에 감리교가, 경상도와 전라도에 장로교가 집중적으로 선교했다. 연합된 한국교회는 일제에 항거하는 독립운동으로 발현되었다. 민족대표 33인 중 기독교 지도자 16명이 참여했던 독립선언문 발표와 3·1 만세운동은 한국교회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반면에 한국교회는 교권과 자리다툼으로 나눠진 분열과 분립으로 부끄러운 역사도 남겼다. 신학과 교리가 아닌 교권의 문제로 나눠진 200여 개로 나눠진 장로교 교단의 분열은 안타깝다. 그리고 예수교와 그리스도교로 나눠진 장,감,성 교단의 보수와 진보의 분열에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
남가주 교협 연합을 위한 대화에 응원을 보낸다.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의논하고 하나가 되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각 그룹이 진영논리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건, 교계가 뭐라고 하건 ‘우리는 우리 길을 가련다!’라는 모습도 보인다. 하나님 뜻을 등지고 성도들의 소원에 관심 없는 지도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연합의 무대에서는 버리는 자가 큰 자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큰마음들이 모이는 큰 자리가 되면 좋겠다. 모든 관계자가 하나 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모이기를 기도한다. 모쪼록 하나님 뜻에 순종함으로 아름다운 연합의 꽃을 피우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