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Photo : 기독일보)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Continued.
이처럼 라틴 텍스트를 가지고 다양한 동기로 만들어진 레퀴엠은 전통적으로 죽은 영혼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연주용 예술 음악이다. 이 장르는 시대별로 뛰어난 작곡자들이 그 시대에 나타난 예술적 가치와 기술들을 접목해 합창음악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서양음악사에 있어 합창음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좋은 유산을 잘 전수해 오고 있는것이다. 아울러 텍스트 적인 면에서 심판자가 되신 하나님 앞에 너무나도 작은 인간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토로하며 심판대 앞에 선 인간이 구원을 호소하는 애절하게 기도, 그리고 천국에서의 기쁨을 그리는 가사들로 구성된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그 시대 사람들이 죽은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애도하고 추모하며 드리려는 의도로 이 음악을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 담긴 메시지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예배자들이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을 기억하며 세상에서 자신들의 삶을 돌이키고 옷매무시를 정돈하게 하고 있다. 결국 이 음악이 주려고 하는 본질적인 의미는 시대를 살아가는 예배자들을 향해 삶과 죽음에 대한 바른 의식을 가르침에 있는 것이다.

2.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Johanas Brahms, 1833-1897, Ein Deutsches Requiem, Op 40)

1) 브람스의 삶
브람스는 1833년 독일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Hamburg) 에서 아버지 요한 제이콥 브람스(Johann Jakob Brahm,1806-1872)와 엄마 크리스티나 브람스(johanna Henrika Christiana Nissen Brahms(1789-1865)사이 에서 태어났다. 더블베이스 주자인 아버지의 음악적 영향을 받았고 루터란 교회 신자인 부모의 신앙으로 유년 시절 부터 신앙적으로 자란 브람스였지만 생활은 늘 가난으로 찌들어 살았다.

그러한 가운데 그는 신앙의 힘으로 가난을 극복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차근차근 준비하였다. 그는 전 생애 동안 루터란 성경을 늘 곁에 두고 탐독하였다고 한다. 후에 브람스가 성악곡을 작곡하면서 성경에서 가사들을 발췌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의 나이 20세 때 음악 인생에 큰 전환이 되는 계기를 맞았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요 피아니스트였던 로버트 슈만(Robert Schumann,1810-1856) 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 ,1819-1896)을 만나게 되었다.

브람스가 19살에 썼던 자신의 곡 C Major Sonata 를 슈만에게 들려주자 크게 감동한 슈만이 자신이 발행하고 있는 음악 간행물 “Die Neue Zeitschrift Fur Musik”에 “Neue Bahnen, 새로운 길” 이란 제목으로 브람스를 극찬하며 천재음악가의 출현을 소개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브람스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또한 이후 슈만의 집에 머물면서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이후 슈만의 갑작스러운 정신병, 자살, 병원 입원, 급기야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 때의 모든 뒷바라지를 브람스가 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 슈만의 아내 클라라와 깊은 우정과 사랑을 나누었다.

2) 작곡 동기 및 특징
1865년 2월 2일, 브람스는 동생 프리츠로부터 "어머니를 다시 한번 보고 싶으면 즉시 오세요"라는 긴급 전보를 받았다. 76세의 어머니 크리스티나 브람스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내용이었다. 브람스는 비엔나에서 서둘러 어머니를 찾아갔지만, 함부르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크리스티나 브람스의 삶은 쉽지 않았다. 12살에 재봉사로 일하기 시작한 그녀는 41살에야 브람스의 아버지 요한 제야콥(17살 후배인 가난한 음악가)과 결혼했다. 34년 후 결혼 생활은 악화되었고 남편은 1864년 그녀를 떠났다. 부모님을 모두 사랑했던 브람스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했지만,소용이 없었다. 상실감은 작곡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어머니의 죽음이, 이 작품의 직접적인 촉매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9년 전 그의 스승인 슈만이 사망한 후인 1857년 시작되었다. 이후 1867년세 곡(1-3번)을 가지고 초연을 하였고, 이듬해에 여섯 곡(5번 제외) 으로 연주한 이후 1869년에 5번을 더하여 총 7곡의 완성된 곡을 가지고 초연을 하게 되었다.

브람스는 그동안의 레퀴엠 장르의 관행을 깨뜨리고 혁신적으로 새로운 레퀴엠 쟝르를 확립하여 개신교(Protestant)의 레퀴엠이라는 타이틀을 한 유일한 작곡가이다. 이것이 개신교 레퀴엠이라 명명하게 된 것이다.

브람스의 레퀴엠은 모든 관습적인 규칙을 제쳐두고 유한한 삶을 사는 인생이 무한하신 하나님 앞에 슬픔과 희망에 대한 심오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진술을 전개해 나갔다. 그가 사용하는 텍스트는 라틴어가 아닌 독일어를 사용하였는데 브람스는 라틴어가 더 이상 살아있는 언어가 아니며, 이는 청중에게 더 이상 개인적이고 살아있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레퀴엠의 전통적인 단어를 버림으로써 교리나 교파의 문제에서 최대한 벗어나기 위해 창조의 틀을 넓혔다. 그래서 브람스 자신이 직접 성경의 구약과 신약에서 발췌한 새로운 텍스트를 대입시키게 된 것이다. 이것을 통해 그는 의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실, 슬픔, 희망의 문제에 대해 청중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