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름잡는 일을 했었습니다. 미국에 온 후, 일주일 만에 세탁소(Dry Cleaner)에 취직되어 열심히 주름잡는 일을 배웠습니다. 저에게 세탁 일을 가르쳐 준 주인이 업계에서 "도사"로 소문났었으니까. 4년 후, 세탁계(?)를 떠날 때는 저도 준도사(?)가 되어 나왔습니다. 처음엔 바지 프레서로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진급하여 매니저로 일하다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그 하나는 '오래된 주름은 그대로 잡으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에 손님의 바지 줄이 잘못 잡혀 있으면 펴 주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에게 큰 야단(?)을 맞았습니다. 그대로 잡으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잘못 잡혔는데 왜? 세탁소가 이런 걸 잡아 주라고 있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이 무책임하고 직업 정신이 부족하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인이 옳았습니다. 제가 줄을 바로 잡았던 바지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바지들은 두 줄이 잡혀 있었습니다. 본래 잘못 잡혀있던 줄이 뜨거운 다림질로 인해 잠시 잠깐 펴진 것처럼 보였던 겁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는 제가 새로 잡았던 줄로 인해 두 줄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을 깨달은 다음, 주름이 잘못 잡힌 바지를 보면 여전히 안타까웠지만 꾹 참고 그대로 잡아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도 그런 것 같습니다. 모난 사람을 보게 되면 어떻게든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고생할 것 같아서요. 하지만 타고난 성격은 고쳐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고치려다 오히려 관계만 더 악화되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모난 성격을 가진 분을 보면 고쳐주고 싶은 충동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받아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려 합니다.
사실, 받아주기를 못하는 제 성격도 한몫합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우리를 훈련시키고 준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부족한 인내와 용납을 더 많이 배울 기회를 주신 것이 지금은 감사합니다. 그래서 더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김성수 칼럼] 오래된 주름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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