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창세기 47:9)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으로 팔려간 후에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의 총리대신이 됩니다. 요셉이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야곱은 아들을 만나러 가족 70명과 더불어 애굽으로 내려갔습니다.

 요셉은 애굽으로 온 아버지 야곱을 눈물로 맞이하고 나서, 나이 많은 아버지 야곱을 바로 왕에게 모시고 들어갔습니다. 야곱이 왕에게 축복한 후에 바로는 야곱에게 “네 나이가 얼마냐?”고 묻자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 47:9)라고 대답했습니다.

 야곱이 바로왕의 물음에 “나그네 길”이란 말을 두 번 했습니다. 야곱은 자기가 걸어 온 생을 뒤돌아보면서 나그네의 삶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 모든 인생은 다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고향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살다가 고향에서 죽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구정이나 추석이 되면 서울이 텅 빌 정도로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을 봅니다. 실향민(失鄕民)들이지요. 미국에 살고 있는 약 200만 명의 재미 교포도 실향민들입니다.

 야곱의 말대로 인생의 길은 나그네 길입니다. 나그네가 길을 갈 때는 좋은 길동무가 있어야 합니다. 목적지까지 가는데 여러 길이 있는데 “가장 가까운 길은 좋은 길동무와 같이 가는 길”이란 말이 있습니다. 인생의 길동무에 배우자와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나에게서 떠나는 때가 있고, 그들은 나의 무덤까지는 가지만, 그 이후까지 가 주지 못합니다.

 무덤 이후까지 가 주는 친구는 “참 좋은 나의 친구” 예수님뿐입니다. “세상 친구는 나를 버려도” 예수님만은 끝까지 나와 동행 해 주시는 참된 친구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나그네 길은 즐거운 길이요 행복한 길입니다.

 빌립보 감옥에 갖혀 있으면서도 사도 바울과 실라는 찬송 할 수 있었습니다.(행 16:) 그것은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난 중에도 찬송할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의심 없이 믿기 때문입니다.

 또 인생의 길을 걷는 나그네는 목적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 나오는 봉이 김선달은 하루하루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살았던 사람이었지만, 우리는 봉이 김선달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천국입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지가 없기 때문에 죽음 앞에서 두려워 떨면서 괴로워 하지만, 죽은 후에 천국이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진 신자들은 죽음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야곱과 같이 험악한 인생길을 걸어가지만, 모든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나와 함께 동행 하시며 목적지까지 인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비록 괴로운 인생길이지만 주님과 더불어 걸어가는 삶을 살면서 우리의 생애 목적지를 향해서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진해 나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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