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신비입니다. 무엇을 기억하고, 어디서 기억하고,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생각에 영향을 끼칩니다. 감정과 영혼과 관계에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 과거의 기억은 우리 미래에 영향을 끼칩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 중의 하나가 기억입니다. 어거스틴은 《고백록》에서 기억의 위대함을 노래합니다. 그의 고백을 통해 우리는 기억의 신비와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 나의 하나님, 이 기억의 힘은 위대합니다. 실로 그 힘이 너무 위대합니다. 그것은 너무 크고 끝이 없는 내면의 방입니다.”(어거스틴, 『고백록』, 대한기독교서회, 325쪽). “내 기억이라고 하는 넓은 방 안에는,,, 내가 감각을 통해 지각한 모든 것들과 하늘과 땅과 바다가 현존해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 자신을 만나고 나 자신을 기억합니다. 또한 내가 어디서, 언제, 무엇을 했으며 그것을 할 때 어떻게 느꼈다는 것도 기억합니다. ... 그리하여 나는 같은 기억의 창고에서 과거에 경험했거나 그 경험을 통해 믿게 된 것의 영상들을 꺼냅니다. 그 영상들을 통해 새로운 영상들을 구성해 보고, 그것들이 과거의 맥락에 맞는가 견주어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미래의 행동과 사건과 희망을 추측해 봅니다.”(어거스틴, 같은 책, 325쪽).
저는 성경 암송을 통해 기억의 신비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암송한 말씀이 글을 쓰거나, 설교문을 작성할 때 떠오릅니다. 강의를 준비할 때 떠오릅니다. 기도할 때 떠오릅니다. 묵상할 때 떠오릅니다. 멘토링을 할 때 떠오릅니다. 전도할 때 떠오릅니다. 성령님은 우리가 암송한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는 분입니다. 성령님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는 분입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 14:26). 기억을 잘하고, 기억한 것을 상기(想起)하기 위해서는 성령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상기(想起)란 지나간 일을 다시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기억한 것을 다시 생각나게 하시는 분은 성령님이십니다. 성령님의 역사를 경험하는 길은 성경을 읽고 암송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원저자는 성령님이십니다. 모든 성경은 성령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것입니다(딤후 3:16). 그런 까닭에 성경을 암송할 때 성경의 원저자 되시는 성령님이 우리 가운데 역사하십니다. 성령님은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는 분입니다.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느니라”(고전 2:10).
통달(通達)이란 깨닫는 것입니다. 통달이란 통하는 것입니다. 통하지 않고 막히면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반면에 통하면 유쾌합니다. 소통(疏通)이 잘 된다는 것은 막힘없이 통하는 것입니다. 성령님이 도와주시면 통달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통달은 밝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밝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령님께서 빛을 비추어 주셔야 합니다. 성령님의 빛은 어두움을 밝혀줍니다(고후 4:6하). 성령님을 통해 경험하는 통달은 인생의 이치를 밝히 아는 것입니다. 통달은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통달은 넓게 그리고 깊이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는 통달의 경지를 갈망합니다. 통달의 도를 사모합니다(사 40;14). 통달케 하시는 성령님을 사모합니다.
저는 일찍 학습하는 데 중요한 것이 기억임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공식이나 원칙은 무조건 외워야 합니다. 수학 공식이나 영어의 패턴은 외워야 합니다. 물론 이해하면서 외우면 더욱 좋습니다. 또한 지식의 발전은 이미 배우고 기억한 지식을 근거로 발전합니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기억하지 못하면 배운 것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배운 것을 표현할 수 없다면 실력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실력은 표현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억을 잘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성경 암송을 잘할 수 있을까요? 그 비결은 사랑에 있습니다.
사랑은 관심입니다. 사랑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면 관찰하게 됩니다. 자세히 관찰하게 되면 잘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랑은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을 갖게 되면 경탄하게 되고, 경탄하게 되면 오래 기억하게 됩니다. 사랑하면 잘 배웁니다. 사랑하면 잘 기억합니다. 사랑하면 즐거워합니다. 사랑하면 반복합니다. 사랑하면 몰입하게 됩니다. 몰입의 경지는 깊은 깨달음의 경지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성경 암송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사탄의 공격 때문입니다. “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나니 이는 곧 길 가에 뿌려진 자요”(마 13:19). 또한 성경 암송이 힘든 것은 어느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까닭입니다. 무엇이든지 초기 단계는 어렵습니다. 어색합니다. 즐겁기보다는 겁이 납니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언어를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하지만 어느 단계를 지나면 자연스러워집니다. 즐거워하게 됩니다. 성경 암송의 즐거움을 맛보기까지 성경 암송을 지속하고 반복하십시오. 성경 암송을 할 때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십시오. 성경 암송은 우리 신앙생활과 성품 변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성경 암송은 영성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성경 암송의 유익을 거듭 생각하면서 날마다 성경을 암송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