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사 인력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명의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향후 10년 안에 최소 1만 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의료 취약지역의 의료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려면 지금부터 50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통계와 연구를 모두 검토해 현재와 미래 상황을 꼼꼼히 고려했다"며 2000명 증원 규모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또한 '단계적 증원' 주장에 대해서는 "매년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반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의료계에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이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며 의료계와 소통할 여지를 남겼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 여러분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의사 단체는 정부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 없이 힘으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이 정치적 유불리와 무관한 국민 보건 정책이라고 강조하며, 불법 집단행동에 타협하지 않고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대통령 담화와 관련,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저희는 현재는 (의대 증원 처분 취소 요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서 본안 소송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장기간 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병원 의료진의 피로도 및 소진 예방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주도하고 있는 다른 의사 단체에서는 보다 격한 반응도 나왔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회장은 "대통령이 의사들 다 죽이겠다는 데 힘 없는 의사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한국 의료가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망하게 놔둘 수 없으니 (기존 조치를) 그대로 갈 것"이라며 주 52시간 진료 축소와 집단 사직서 취합 등 그간의 행동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방 회장은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면 한국 의료는 망한다. 오늘(1일) 대통령 담화문 때문에 이제 다시는 전공의들이 안 돌아올 것"이라며 "저항할 수 있는데까지 저항해야 겠지만 이제는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