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을 앞에 두고 이 편지를 드립니다. 덥다고 느껴지는 날씨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추워지고 있습니다. 전쟁과 각종 재난으로 힘든 상황에 추위까지 더해지면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라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이 모든 상황 속에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내리시기를, 그리고 형제와 제가 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지난주 저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역으로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의 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순복음교회는 제가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교회입니다. 장로교에서 자라던 제가 순복음교회를 접하면서 성령 체험도 하고 기도도 배우고 애끓는 심정으로 전도도 하면서 저의 신앙의 한 축을 잡아준 교회였습니다. 넓은 예배당 한자리에 앉아 예배드리던 저의 모습이 집회 내내 떠오르며 저를 감격하고 감사하게 하였던 집회였습니다.
순복음의 성도들도 가족 중 하나가 미국에 이민 가서 목사가 되어 돌아와 말씀을 전한다고 하니 더 반갑게 맞이하여 주고 말씀을 경청하여 주어서 저의 마음이 정말 고향에 온 듯하였습니다. 저에게 미국의 모 교회는 형제교회인 것처럼, 한국의 모 교회는 순복음교회였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집회였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 서서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저를 목사로 살게 하여 주신 형제에게 감사한 마음이 충만하였습니다.
이번 주일은 우리 교회의 임직자를 세우는 임직식이 있는 날입니다. 형제교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들을 세우는 이 자리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시기에 제가 저의 첫 성령 체험을 하였던 교회를 섬기며 저의 옛 모습을 떠올리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리더들이 성령으로 거듭나고 그 성령의 힘으로 교회를 이끌고 사회를 이끌어갈 때 형제와 저는 불확실의 세상에서도 확실한 믿음을 붙들고 살 수 있습니다.
이번에 임직받으시는 모든 분, 그리고 이미 교회의 리더로 섬기는 모든 분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영, 성령이 임하시고, 기름 부으셔서 우리 교회의 모든 사역이 활발하게 다시 타오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모두 기도하여 주시고, 하나님의 영적 리더들이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더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드리는 모든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며 형제와 함께하는 예배가 기대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