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가톨릭교회 수장이 "테러 단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이들의 안전한 귀환이 폭력 사태의 종식에 중요하다"며 이스라엘 어린이들 대신 자신이 인질이 되겠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라틴교구 총대주교인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추기경은 16일(이하 현지시각)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하마스에 붙잡힌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인질) 맞교환을 제안했다.
4년 동안 사도직 행정관으로 재직한 피자발라 추기경은 2020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라틴 총대주교로 임명됐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난 아이들을 자유롭게 집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 무엇이든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 내게는 전적인 의지가 있으며,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질을 구출하지 않으면 폭력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긴장 완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으나, 아직 하마스와 직접적인 접촉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가자 국경 인근 지역사회를 공격해 1,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도 3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는 생후 3개월 아기부터 85세의 노약자까지 약 200명을 인질로 잡았다.
가톨릭뉴스서비스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이후 약 1,000명의 기독교인들이 가자지구 내 교회의 부속 건물에 피신 중이며, 이동은 위험하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지난주 데일리와이어(Daily Wire) 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매우 끔찍하고 야만적"이라며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이 가자지구의 신앙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많은 이들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지금 이 순간 그들이 국경 너머로 대피할 곳도 마땅히 없으며, 대피할 곳이 있다 하더라도 많은 장애인과 노인들을 수송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이스라엘이 협상이나 평화적 대화에 나서는 게 비현실적"이라며 "우리는 폭력과 전쟁을 중단해야 하며, 전쟁의 폐허에 직면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15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최근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대규모 무기 보관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압수된 무기에는 폭탄, 로켓 추진 수류탄, 탄약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또 가자 주변의 정착촌에 대한 공격 명령을 자세히 설명하는 수백 개의 문서를 발견했다. IDF는 "이 문서는 하마스의 테러 공격 계획과 민간인과 군인 모두에 대한 잔학 행위를 강조한다"고 했다.
아말라 연구소의 한 사령관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공격할 때 공개된 모든 무기를 사용했다"며 "우리가 압수한 탄약 중 어떤 종류도 놀랍지 않았다.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양이었다. 이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정착지에 자리잡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왔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전쟁 저널'이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IDF는 폭발형관통체(EFP)처럼 생긴 검은색 폭발 디스크를 회수했다. 습격 중에 발견된 EFP의 수는 하마스가 무기 생산을 위한 여러 공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EFP 제조에 기계 공장과 기술 및 폭발물에 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쟁 저널은 "EFP는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국, 영국, 이라크 군대를 상대로 치명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헤즈볼라 여단인 아사이브 알 알하크, 마흐디 군대와 같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EFP로 수백 명의 미군을 죽였다"고 지적했다.
FDD에 따르면, 하마스가 EFP를 보유하고 이를 생산할 공장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헤즈볼라와 이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
FDD 연구 분석가 조 트루즈맨(Joe Truzman)과 선임 연구원 빌 로지오(Bill Roggio)가 작성한 보고서는 "IDF가 하마스와 그 동맹국을 근절하기 위한 지상군 투입을 준비 중인 가운데 EFP, 지뢰, 로켓 추진 수류탄 및 기타 무기가 이스라엘 기갑군과 군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