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제주도에서 형제에게 사랑의 편지를 드립니다. 올해 추석을 한국에서 보내게 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낸다고 하지만 여전히 명절은 모든 사람을 들뜨게 하고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풍요로운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씨앗이 심어져서 온 열방에 그 열매가 퍼지게 되는 꿈을 꾸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저의 일정에 맞추다 보니 교회가 추석에 집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특성상 외지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제주도로 들어오는 기간이지 나가는 기간은 아니라 오시는 분의 숫자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하며 이 기간에 집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목요일을 시작으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이어지는 1주의 긴 연휴가 낀 기간이지만 하나님께서 이 시간에 말씀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잘 전달되기를 기도하며 집회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명절 모습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2000년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있었던 명절의 모습은 서울이 텅 비었었고, 모든 가게와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았었습니다. 연휴가 시작하기 전에 장을 봐두지 않으면 명절 동안 먹을 것이 없이 지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식당들도 거의 문을 열고, 시장, 가게들도 문을 열어서 가족 단위로 외식하고 여행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명절을 즐기는 모습이 변화해 가는 것을 보며, 교회가 이런 세상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지 않은 신앙에 대한 갈망을 일으킬 것인가에 생각을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그전에는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먹을 것이 없는 명절을 보내야 하는데, 이제는 배달도 되고 나가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빚지고 억울하고 헐벗어서 교회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교회에서 외면당하고 소외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심령이 가난함을 느끼게 하고 그 가난함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교회들이 생각하고, 그 변화를 위해 애써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풍요 속에서 느끼는 빈곤,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느끼는 외로움, 다 갈 곳이 있어 바삐 움직이는데 정작 나는 갈 곳이 없을 때 느끼는 소외감. 이런 것을 한국 추석을 보내며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교회들이 더 효과적으로 다가가 복음을 전달할 수 있는 길은 어디 있을지 지금이 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아닐지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형제가 드리는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의 터치가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 범사가 형통하기를 원하노라 하시는 성령의 음성이 형제의 귓가에 들려지는 예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 위로의 힘으로 한 주간의 삶이 축복의 통로의 삶이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