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어느덧 중순에 들어왔습니다. 늦더위가 한창인 곳을 다니다 보니 파란 하늘을 품은 시애틀의 가을이 정말 좋습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이 계절을 맞이하며 형제의 삶이 시애틀의 하늘보다 더 푸르고 아름답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일을 형제교회의 창립 52주년 기념 예배로 드립니다. 원래는 다음 주가 맞지만 제가 올해 맡은 NCKPC 의 총회장 임무를 위해서 부득이 한국에 가야 하는 일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 주를 당겨서 이번 주일에 창립 기념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52 년의 교회 역사, 특별히 제가 함께하기 시작한 2000년부터의 형제교회의 역사는 매년 변화를 어떻게 이루어 가면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복음을 전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뛰어 왔습니다. 그동안 고난과 역경이 없었는가 묻는다면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고난과 역경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하는 도전으로 다가왔고, 형제와 저는 그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헤쳐 왔습니다.
가끔 교회를 방문하거나 단체를 방문했을 때 이 교회나 단체가 변화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방법은 그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죽는 것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실제로 많은 목사님이 공황장애나 그 밖의 질병을 얻고 고생하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교회의 변화는 죽기만큼 힘들고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애써야 합니다.
형제교회를 돌아 볼 때 다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죽기 만큼 힘든 일을 초창기의 장로님들이 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헌신하셨다는 것입니다. 물질을 드리고, 몸을 드리고, 자신의 권리도 드리고,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나님을 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쉬웠다면 제가 이제까지 집회했던 모든 교회와 우리 컨퍼런스에 다녀갔던 모든 교회에서 이 변화와 부흥의 이야기가 넘쳐나야 할 것입니다.
어떤 상황과 환경에도 교회를 유연하게 변화시켜 가며 복음의 진보를 가져오고 공동체를 더욱 든든하게 세워나가는 우리 교회가 저는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오고 오는 세대와 앞으로 맞이할 미래 가운데서도, 이 유연한 마음, 하나님께 다 드릴 수 있는 헌신의 결단, 그리고 전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음의 진보를 열방과 다음 세대에 이루는 교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