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교 산하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가 단체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출신인 케빈 스미스(Kevin Smith) 목사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ERLC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회의에서 스미스가 뉴멕시코주 홉스 출신인 로리 보바(Lori Bova)를 대신하여 이사회 위원장에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ERLC 회장인 브렌트 레더우드(Brent Leatherwood)는 “지난 2년 동안 우리 단체는 로리 보바 위원장의 리더십의 축복을 받았다. 그녀는 끝없는 지혜와 격려의 원천이었으며, 그녀가 위원장으로 보낸 시간에 감사드린다”며 “이제 이사회는 침례교 특유의 협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SBC의 삶과 깊은 유대를 가진 목사인 케빈 스미스에게 권한을 이양했다. 다가오는 시즌에 그와 새로운 집행위원회와 함께 일할 것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에 위치한 패밀리처치빌리지(Family Church Village)의 담임목사이다. 이전에 그는 메릴랜드/델라웨어 침례교 총회(Baptist Convention of Maryland/Delaware)의 이사로 재직했으며, 2018년부터 ERLC 이사회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임명은 에드 리튼(Ed Litton) 전 SBC 총회장이 인종 차별과 성적 학대를 교단 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흠이라고 지적한 지 1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리튼 전 총회장은 교단이 스스로를 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미스는 2022년 6월에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SBC 연례 회의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SBC 내의 인종 및 정치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나는 일부 남침례교인들이 흑인 남성이 대통령에 당선될 때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그랬다”라며 “일부 남침례교인들은 2012년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이 살해된 사건을 시작으로 흑인들에게 냉소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치나 정책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닌, 단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나 자매여야 할 다른 누군가가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부 남침례교인들은 트럼프에 관한 모든 것에 편항되어 있으며, 정치적인 창기가 된 것 같다”고 질타했다.
스미스는 일부 흑인 목사와 교회가 SBC를 떠난 사실을 언급하며 “백인 형제들이 SBC에서 이러한 흑인과 백인, 아시아인, 히스패닉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서 “백인이 아닌 사람들은 용납되지만 실제로는 포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는 백인 형제들이 SBC 내에서 인종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발언했다.
한편, ELRC 이사회는 9월 회의에서 부위원장에 토니 빔(Tony Beam), 서기에 에이미 펫웨이(Amy Pettway),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에 마이클 가이어(Michael Guyer), 연구공공정책위원회 위원장에 앤소니 콕스(Anthony Cox), 행정재정위원회 위원장에 나단 루그빌(Nathan Lugbill)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