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목사
(Photo : 노형구 기자) 김종일 목사

세포는 분열하면서 성장한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개척이 어려워졌다는 말에 저항하며 세포처럼 분립 개척을 통해 성장하는 교회가 있다. 2014년부터 분립을 시작해 현재 5개 교회로 지역 사회를 꾸준히 섬기는 '동네작은교회'다. 이 교회는 출석 인원이나 교회 규모 증대보다, 지역 사회의 기쁨 및 성도 개개인의 영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동네작은교회 담임 김종일 목사는 "우리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 받으려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닌, 세상 속으로 파송 받아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는 지역 사회의 필요를 알고 이를 채워주며,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도록 세상을 섬기는 통로로 쓰임 받길 원한다"고 했다.

동네작은교회는 현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소재 카페 '동네작은공간', 수정구 수진동 '동네작은도서관',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소재 배달 디저트 카페인 '킷사텐', 경기도 광주 이주민 나눔센터 '코디안', 그리고 중심 센터 격인 서울 강남구 양재동 소재 인문학 서재 '생각의정원'으로 분립했다.

동네작은교회
(Photo : 동네작은교회 제공) 생각의 정원에서 예배 모임이 열리고 있다.©동네작은교회 제공

 '동네작은공간'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지역 사회에 각종 동호회나 지자체의 운영 프로그램을 열도록 공간을 대여해준다. 주민들이 카페에서 커피와 다과를 먹으며 관심 활동을 하도록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성도들은 이러한 소그룹 공동체의 일원이 되거나 커피와 다과를 서빙 하는 형태로 지역주민을 섬긴다.

지역도서관 '동네작은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이 도서관은 장서 약 7000여 권을 보유하고 있다. 주민 누구나 이곳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다. 뜨개질, 독서토론, 영어회화 등 지자체와의 공모사업이나 자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지역주민들이 모여 친밀감을 누리도록 소그룹 공동체 모임을 제공한다. 주일예배도 드려 이날 모이는 평균 인원 약 20명 중 자원봉사자나 지역 이용객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김종일 목사는 "너와 내가 같은 관심사로 모여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친밀감을 쌓다 보면, 이후 예수를 드러내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목사는 선교적 방법론의 도식화를 경계했다. 그는 "교회는 보통 전도를 교회 출석으로 등치시키지만, 무엇보다 세상으로 들어가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이 예수님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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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동네작은교회 제공) 이주민 나눔 센터 코디아의 식사 교제 모습

2014년 설립 초창기 이주민 근로자 등 15명으로 시작된 광주 이주민 나눔 센터는 현재 70명이 출석한다. 이곳에 모인 이주민 근로자들은 교회 일원으로 주일예배 등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식사한다. 이 센터는 지자체와의 협력을 토대로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정착하도록 여러 도움을 준다. 또 이주민 자녀들이 공립학교 생활에 적응하도록 방과 후 교실을 개설해 한글 등 각종 교과목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

김종일 목사는 "사회가 할 수 없는 공백을 우리 교회가 메워줄 수 있어 지자체들도 환영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이주민들의 교회 출석이 아니라, 순전히 이들을 돌보며 지역 사회를 향한 섬김이 목표"라며 "다만 우리의 섬김 과정에서 이주민들이 자연스레 예수님을 만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성도 개개인이 세상으로 파송 받아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며 영적 성숙을 이뤄가는 것도 우리 교회의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은 교회나 대형교회 소속 성도 대부분이 종교소비자로서 설교 등 각종 교회 서비스를 기준으로 출석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지역 사회의 필요를 섬기고자 공동체로 모였다"며 "그렇다면 성도 개개인의 역량보다 훨씬 큰 일을 마주해야 하기에,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겸손을 배운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선교적 교회 공동체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결국 종이 되는 삶을 체득하고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