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조선인 몇 명이 최초의 한국어 번역본 성경을 중국의 무크덴(선양)에서 오늘의 북한 내부로 밀반입하는데 성공한 이후 약 140년 만에 새로 번역된 '존 로스 누가복음'이 이달 북한에 반입돼 지하교인들 손에 전해졌다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가 30일 밝혔다.

한국 VOM에 따르면 1882년 북한에 밀반입된 성경은 스코틀랜드에서 중국으로 파송된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가 조선인 몇 명과 함께 번역한 누가복음이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가 새로 번역한 존 로스 누가복음이 이번 달 북한에 반입되어 지하교인들 손에 전해졌고 그 성도들이 크게 기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성경 수령자들과 단체의 안전을 위해 정확한 세부 사항은 기밀로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곳 남한을 포함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디지털 성경, 인쇄된 성경, 오디오 성경 등 어떤 형태로든지 성경을 북한에 반입하는 것이 범법 행위로 간주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을 마음에 품고 있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북한의 대학에서 가르치고, 북한 정부에서 허가한 인도주의 사역을 위한 돈을 보내고, 북한에 복음의 문이 '열릴' 때를 준비하며 훈련하는 것만이 북한 주민을 위한 유일한 선교 활동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도 바울이 디모데후서 2장 9절에 기록한 것처럼 '하나님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 성경은 오늘날 북한 내부에 계속 들어가고 있으며, 실제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북한 주민이 성경을 읽고 변화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또한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에 따르면, 2000년에 북한 내부 주민 가운데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사람이 사실상 0%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체는 그 연구를 계속 업데이트해 왔는데, 2020년 말에는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북한 내부 주민이 약 8%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VOM이 20년 동안, 매해 4만 권에서 5만 권의 조선어 성경을 한국 외부의 북한 주민에게 인쇄본과 전자책 형태로 배포해 왔다고 했다. 매일 다섯 차례 북한에 송출되는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성경을 낭송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존 로스 성경이 북한에 다시 들어가게 된 것은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존 로스 성경은 그리스도의 음성을 한국의 평범한 백성들에게 처음 들려준 방법이었습니다. 존 로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을 비롯한 모든 등장 인물이 북한 말투로 말합니다. 그 성경을 번역한 분들이 북한 말투를 쓰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은 한국 VOM에서 향후 2년 간 출간할 신약성경 3권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한국 VOM은 2023년 중반 누가복음과 요한복음, 사도행전 세 권을 합본으로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2024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담은 '21세기 독자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번역본들도 북한 내부에 들여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