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타코마공항(이하 시택공항) 크리스마스 트리가 올해도 사라졌다.

트리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부터다. 시택공항은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세워왔다. 하지만 한 유대교 랍비가 '종교의 평등성 문제'를 문제 삼고"트리 옆에 유대교의 상징인 하누카 촛대 '메노라'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가 법정 소송으로 갈 조짐을 보이자 공항 측은 설치한 트리 17개를 모두 철거하고 메노라를 곳곳에 설치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랍비와 시택공항은 전세계에서 비난을 받았다. 특히 공항 직원들은 항의 표시로 각 카운터에 개인이 미니 트리를 설치하는 등 불만을 표출했고 공항 승객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공항측은 다시 트리를 세우며 또 다른 시비를 차단키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홀리데이 트리'로 명칭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해 "보다 폭 넓은 의견을 수렴해 트리 설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던 시택공항은 일체의 종교적 상징을 배제한 겨울 풍경으로 트리를 대신했다. 시애틀 항만청은 30피트의 자작나무 숲을 만들고 나무에 크리스탈과 거울 등으로 장식해 이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