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남부의 베누에 주에서 급진 풀라니 민병대의 테러로 기독교인 70여 명이 사망하자, 무대응 정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모닝스타뉴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풀라니 민병대는 지난 18일부터 양일간 베누에주 우쿰 카운티의 그베지 마을을 공격했다. 베누에 주 경찰 관계자는 전날 5명의 풀라니 목동이 살해된 데 따른 보복 공격일 것으로 추정했다.
테룸부르 카르티오 베누에주 우쿰 지방정부협의회 의장은 모닝스타뉴스에 “그베지 공동체에서 단 이틀 만에 70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풀라니 민병대에 의해 살해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민병대는 지난주 구마 지방 정부 구역인 우데이와 옐레와타 마을을 공격해 100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에게 총을 쏴 부상을 입혔고, 수천 명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우쿰 지역 주민인 베드 바르톨로뮤는 모닝스타뉴스에 “그베지 마을에서 최소 56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다”면서 “현재까지 희생자 중 시신 36구가 수습돼 빈소로 옮겨졌다”고 제보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인 테렌스 쿠아눔은 그베지 마을을 비롯해 바세, 다우두, 티오티예프, 우데이, 옐와타 등 마을 5곳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규모 공격이 있은 후, 지난주 지역을 방문한 베누에 주정부 관리들은 연방정부의 억제력 부족을 지적하며, 시민방어군에 고성능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호소했다.
사무엘 오톰 베누에 주지사를 대신해 방문한 앤서니 이조호르 베누에 주정부 비서관은 “우리는 연방정부가 시민방어군에게 AK-47과 기타 첨단 무기를 소지할 수 있는 허가를 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안보 기관들이 너무 과도하게 확장된 탓에 우리 주민들은 스스로 방어해야만 한다”고 했다.
지난 18일, 구마 지방정부 지역 내 다우두 마을에서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던 기독교인 필립 타베르시마 티오헨나가 풀라니 민병대에 의해 살해됐다. 또 이달 12일 옐와타 마을에서는 기독교인 5명이 풀라니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옐와타 마을 주민인 제임스 오듀엔은 “12일 오후 1시경 풀라니 목동들이 옐와타 마을을 공격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농장에서 일하던 기독교인들이었다”며 “5구의 시신은 농장에서 지역 주민에 의해 수습되었다. 다른 기독교인 6명은 총에 맞아 부상 당했다”고 전했다.
베누에 주는 앞서 9월, 풀라니족에 의해 구마 지방정부 구역인 체 눔그베라, 우멜라, 요고보, 우코홀 마을 등 4곳이 공격을 받아 한달새 25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다.
한편, 나이지리아 인권 운동가인 하우와 무스타파 바부라는 10월 11일 세계 여아의 날을 기념하는 성명에서 이슬람 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에 의해 납치된 고등학생 소녀 11명의 석방을 촉구했다.
2021년 6월 17일 ISWAP 소속 무장세력은 북서부 케비주의 버닌 야우리에 위치한 연방정부 여학교에 난입해 고등학생 70명을 납치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협상 이후, 이들은 무슬림 출신 여학생 59명은 석방시켰으나, 기독교인 5명이 포함된 나머지 11명은 현재까지 억류돼 있다.
바부라는 기독교인 학생 5명의 이름을 공개하며 “이 소녀들은 1년 4개월 동안 납치범들에게 붙잡혀 있다. 그들은 학대와 고문, 강간을 당했다”며 “이런 충격적인 일을 당하기에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라고 호소했다.
오픈도어스가 발표한 2022년 세계 감시 목록 보고서(World Watch List)에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국 순위 가운데 7위이며, 피해를 입은 교회 수는 470건으로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