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부르키나파소 북부에서 무장괴한들에 납치됐던 미국인 수녀 수엘렌 테니슨(Suellen Tennyson)이 지난달 29일 미군의 특수 구출 작전에 의해 구조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올해 83세인 테니슨 수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출신으로 가톨릭 수녀회 ‘성 십자가 마리아인’(Marianites of the Holy Cross)에 소속돼 있다.
수녀회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테니슨 수녀의 석방을 알렸다. 성 십자가 마리아인의 회중 지도자 앤 라크루 여사는 “그렇습니다, 사실입니다! 수엘렌 여사는 구출됐습니다!”라며 “그녀는 이제 안전하며 미국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재입국 절차를 돕기 위해 FBI와 계속 협력 중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또 “수엘렌 여사는 미국의 (해외) 영토에 있으며, 미국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우리는 그녀와 대화했고 결국 미국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했다.
밀리터리 닷컴(Military.com) 보도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달 30일 사령관 교체식에서 구출 작전을 언급하며 “최근 48시간 만에 또 다른 인질을 구출했다"고 알렸다. 미 아프리카 사령부 (United States Africa Command) 대변인도 같은 날 서아프리카에 억류된 미국인을 구출하기 위한 구조 작전이 수행됐다고 밝혔다.
미 아프리카 사령부 대변인 티모시 S. 피에트랙 지휘관은 “이번 구조를 위해 수개월간 탁월한 협조를 제공한 모든 아프리카 및 국제 파트너들, 특히 이번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 니제르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수엘렌 수녀는 2014년부터 부르키나파소에서 목회자로 섬겼으며, 얄고 지역 교구가 운영하는 진료소의 직원 업무를 도왔다.
지난 4월 5일, 수엘렌 수녀는 같은 소속인 두 명의 수녀들과 함께 수녀원에 머물던 중 10여 명의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수녀들의 소지품 일부를 파괴한 뒤 수엘렌 수녀를 납치했다.
한때 평화로운 국가로 여겨졌던 부르키나파소는 2016년 이후 이슬람 테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150만 명이 넘는 실향민이 발생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 극단주의의 급부상은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유엔은 2020년 대규모 실향민 사태에 따른 대응을 강화할 것을 공언했다.
부르키파소에서는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항하고 있다. 퓨-템플턴 글로벌 종교적 미래 프로젝트(Pew-Templeton Global Religious Futures Project)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 인구 중 기독교인은 20%이며 60% 이상이 이슬람교도이다.
영국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2022년 박해 동향 보고서에서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상황은 현재 나이지리아와 유사하다”며 “나이지리아는 보코하람과 이슬람 국가 서아프리카 지부 등 테러단체가 수천 명을 살상하고 수백만 명을 추방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2021년 지하디스트들이 부르키나파소 북부 기독교인들을 겨냥해 교회들을 폐쇄하고, 비밀리에 만나도록 강요한다고 전했다. 기독교인에 대한 이들의 공격은 폭탄 테러, 살인, 납치, 학교 방화부터 종교 지도자 폭행 및 예배당 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아프리카 말리에 주둔해 온 프랑스군의 철수가 결정된 탓에 올해도 테러는 계속될 것이라고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내다봤다.
2022년 각 국가별 테러 위험도를 정리한 ‘글로벌 테러 지수(GTI)’에서 부르키나파소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에 이어 세계 4위다. 2022년 오픈도어스 USA는 부르키나파소를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 중 32위에 올렸다.